"설 명절에는 서로 모여서 인사 나누면 좋으련만"
제주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인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친척들끼리도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고 보낸지 4년째다.
최근 해군기지 갈등이 더욱 극심해지면서 강정마을은 새해를 맞이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었다.

우근민 제주지사와 만난 직후였다. 조금은 격앙돼 있었다.
고창후 서귀포시장도 1인시위 현장에 잠깐 나왔다가 답답한 마음만 나누고 돌아갔다.
강 회장은 해군이 해군기지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 해안가에서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한 것에 대해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우 지사와의 면담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절대보전지역해제에 대한 항소심과 부산항만청을 상대로 제기한 공유수면매립 관련 소송이 끝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3년 9개월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이끌어오는 한편, 마을간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강 회장이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아직까지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마을갈등문제에 대해 한숨만 내쉬고 있다.
#. "마을축제도 없어진지 4년째...명절이라고 다르겠어요?"
강 회장은 "매년 노인회관에서 지내던 마을제례도 안한지 3년이 넘어가고 명절이라고 해서 친척들이 모이지도 않는다"면서 "마을에 결혼과 같은 축하할 일이 있거나 상이 나더라도 자신과 반대되는 측의 주민이면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해군기지 문제가 발생한 후 매년 마을의례회관에서 행사를 가져왔는데 마을주민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면서 "올해도 설에는 행사를 가질 계획인데 제발 마을주민들이 좀 모여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보씨 "이런 갈등은 50년 지나도 풀기 어려울 것"
그는 "솔직히 설날이라고 해도 자기들 식구들끼리만 보내지 마을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은 옛말이 됐다"면서 "예전 4.3같은 경우에는 살아남기위한 한가지 목적으로 사람들이 행동했지만 지금같은 경우에는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형제들끼리 싸우는 것으로 이런 갈등은 50년이 지나도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한숨과 그늘진 얼굴 속에서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바로 김태환 전 제주도정에 있었다면,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우근민 도정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솔직히 강정마을이 이러한 사태가 된 것에 김태환 도정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을 모르는 제주도민은 없을 것"이라는 그는 "그렇지만 현재 우근민 제주도지사도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마을갈등을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군기지 반대운동과 마을갈등이 4년째 이어져 오면서 마을주민들도 이제 극도로 지쳐있다"면서 "하루빨리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돼 마을주민들과 행정이 갈등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강동균 회장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마을갈등은 해소됐으면"
함께 있던 강동균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마을회장 임기도 올해가 마지막 해로 내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마을갈등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행정과 해군측이 마을주민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해 나가면서 해군기지 문제와 마을갈등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묘년 새해에는 마을갈등이 해소돼 내년에는 마을주민들이 서로 얼싸안고 함께 설 명절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다.
날씨에 아랑곳없이 지난달 부터 이어져온 제주도청 앞 릴레이 1인시위.
강 회장의 말처럼, 강정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근심 속 설 명절을 맞게 됐다. 이들에게 진정한 평온은 언제쯤 찾아올까. <헤드라인제주>
답이 없어서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