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체 군화발로 밟고 지나가"...신도들 격렬 항의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이날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오전 11시께부터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천주교 미사가 집전되던 중 11시40분께 경찰은 영성체 의식을 집행하려던 문정현 신부 등에게 차량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제지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강정마을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이 신부들을 고착하는 과정에 문정현 신부가 모시고 있던 영성체가 경찰의 군화발에 밟히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 활동가는 "당시 레미콘 차량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상태였는데, 경찰은 신부와 신도들을 한쪽으로 밀어붙이고 제지하면서 일부 몸싸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영성체가 도로에 떨어졌는데, 그러자 경찰이 성체를 밟고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활동가는 "경찰이 미사가 진행되는 도중 경고 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들을 끌어내렸다"며 "이 과정에서 성체가 떨어졌고 경찰에 의해 짓밟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신부는 성체가 떨어지고 짓밟히자 크게 오열했다. 특히 문 신부는 그 자리에서 울부짖으면서 한때 혼절하기도 했다.


영성체는 예수의 몸과 피에 비유되며, 천주교에서는 이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천주교에서 영성체는 신성불가침의 성스러운 존재"라고 전제, "고작 레미콘 차량 한대의 통행을 위해 경찰병력이 영성체를 훼손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앞으로 천주교 평화연대와 함게 이번 상황을 초래한 경찰 지휘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책임자의 처벌과 공개사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경찰이 미사를 짓밟고 탄압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문정현 신부가 성체를 들고 서서 공사차량의 출입을 방해하자, 이를 막기위해 문 신부를 고착하는 과정에 성체가 떨어진 것"이라며 짓밟은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식 입장을 통해서도, "경찰력을 투입해 (신부들을) 한쪽으로 고착시키는 과정에서 '성체'가 떨어져 누군가의 발에 밟힌 것으로 보이고, 경찰에 의한 고의적 행위가 아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