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제주 주택매매시장...전국서 나홀로 '하강국면'

소비심리지수 15개월만에 최저...토지매매심리도 '꼴찌'
업계"미분양.경기침체에 DSR 규제 더해져 더 위축 우려"

2025-03-18     최일신 기자
제주시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15개월 사이에 가장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지난달 주택매매 심리지수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강국면'을 나타내는 등 지역 주택시장이 점점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18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2.0'로 전월 대비 2.8포인트(p) 떨어졌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100보다 작으면 사려는 사람이 줄고,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 흐름을 보인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수가 95미만이면 하강, 95~114는 보합, 115이상이면 상승국면으로 분류한다.

지난달 제주 주택매매 심리지수는 2023년11월(89.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하락국면'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에서 제주뿐이다.

제주 주택매매 심리지수는 작년 11월 '103.3'을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거듭하며 올들어 두 달째 하락국면에 머물렀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마지막주 조사한 설문결과는 꽁꽁 얼어붙은 지역 주택시장 사정을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개업소에선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응답이 81.2%인 반면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응답은 고작 0.9%에 불과했다.

주택매매 거래도 전월대비 '감소했다'는 응답이 40.9%로, '증가했다'(3.6%)를 크게 앞질렀다. 주택가격은 절반이상(54.4%)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일반가구 대상 주택구입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3.9%가 1년 이후라고 답해 꽁꽁 얼어붙은 매수심리를 반영했다.

점점 악화되는 주택매매 심리는 실제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제주에서 거래된 주택매매량(신고일 기준)은 45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3%(89건) 감소했다. 

1월 거래량은 월별로는 2023년 2월(450건) 이후 2년만에 최저치다. 최근 5년 평균치와 견주면 39.9% 급감했다. 한 달 1000건이 넘었던 2021년1월(1104건)에 비하면 4년 사이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든것이다.

작년 12월 매매량(534건)도 최근 5년 평균치보다 37.9% 줄었다. '거래절벽'에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 효과도 사라진 모습이다.

제주 토지시장도 최악의 매매심리에 갇혀있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제주 토지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2.8'로 전월 대비 4p 오르긴 했지만, 역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주택과 토지를 합친 제주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0.2p 하락한 '89.9'로 2022년 12월(87.3) 이후 2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관련 업계에선 미분양이 쌓이고 지역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오는7월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까지 예고돼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