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덕삼거리 '포위' 압박...항의하는 노동자 4명도 연행
속보=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경찰이 2일 밤 장기간 쇠사슬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 삼거리를 전면 통제하고 압박해 들어가고 있다. 이날 밤 11시40분 현재 대학생 11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을 연행했다.
이날 상황은 전날 강정포구에서 열린 '해군기지 반대' 문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내려온 이들 대학생들이 중덕 삼거리 쪽으로 해 펜스와 철조망이 설치된 사업구역 내를 넘어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대학생 3-4명이 "구럼비 해안을 봐야겠다"면서 펜스를 넘어 사업구역 내로 들어갔는데, 곧바로 해군측에 발각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펜스 너머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대학생들이 함께 펜스를 넘어 해군기지 사업장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해군측은 바로 이들을 붙잡아 제압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대학생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대학생(여)은 해군측과 충돌과정에서 쇼크로 인해 실신하면서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해군측과 대학생간의 충돌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7시쯤 경찰이 투입돼 병원으로 후송된 1명을 제외한 11명을 전격 연행했다.
이어 곧바로 중덕삼거리로 육지부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 길목을 전면 통제하고 쇠사슬 투쟁 농성장을 압박해 들어갔다. 대학생들이 펜스를 넘어 해군기지 사업장으로 진입한 지점이 중덕삼거리라는 점을 들며 이 일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통제과정에서 이번에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이 길목을 지나다가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경찰은 이들 중 4명을 공무방해혐의로 또다시 연행했다.
경찰은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펜스를 넘어 해군기지 사업장에 들어간 대학생들에 대해서는 집시법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또 펜스를 넘는 과정에서 '공범'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간간이 해군기지 반대진영에서 해군기지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은 과태료 부과대상의 '경범죄' 정도로 대응해 왔는데, 이날은 초강경 대응으로 전환한 것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까지 경찰의 압박이 강도를 더해가자, 강정 주민들은 해군의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중덕삼거리의 망루와 가건물, 컨테이너에 있는 사람들을 완전 진압할 의도로 보고 크게 긴장해 하고 있다.
그러나 밤 11시30분을 넘으면서 기동대 소속의 진압경찰은 일단 중덕삼거리에서 물러나고, 현재 전의경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중덕삼거리에서 현애자 전 국회의원 등과 함께 밤샘 농성을 하고 있는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회장인 한경례씨는 "갑작스럽게 경찰의 대응이 매우 강경해졌다"면서 "현재 10여명이 삼거리에 있는데 중덕삼거리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연행한 대학생과 노동자 등 15명을 서귀포경찰서로 이송해 조사를 벌이다 3일 새벽깨 제주동부경찰서로 이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공사 현장 팬스를 넘어 치입하고, 이를 제지하던 해군을 폭행한 혐의로 대학생 A씨(26) 등 11명과 중덕삼거리 입구에서 현장채증을 하던 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끌고 가는 4명(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총 15명을 현행범 체포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으나 시간이 길어지면서 현재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한 상태"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과 협의해 신병처리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