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업체 '유신' 선정...2월쯤엔 기본설계도 돌입
[종합]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 국토교통부가 환경영향평가와 기본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국토부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로 종합엔지니어링 회사인 주식회사 유신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격점수에서는 다른 업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기술점수와 종합한 결과 유신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신은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용역에 참여했던 업체다.
현재 계약을 완료하고 환경영향평가 준비 과정을 밟고 있으며, 내년 초 환경영향평가 초안 준비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고,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조례를 통해 세부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사업자가 평가준비서를 제출하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진행하게 된다.
심의위는 제2공항 사업과 관련해 평가항목 및 범위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제기돼 왔던 사업부지 내 용암동굴의 존재 여부를 비롯해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충돌 위험성과 법정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 지역의 보전 △숨골의 보전가치 등에 대한 쟁점에 대한 내용도 환경영향평가 조사 대상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회가 요구한 평가 항목에 대한 조사 내용이 담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접수되면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 등을 거쳐 평가서 본안을 작성해 제출하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동의 △조건부 동의 △재심의 중 하나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 조례는 동의 내지 조건부 동의 결정이 내려지면 환경영향평가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재심의' 의견의 경우 '해당 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환경영향이 환경보전상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사업의 규모·내용·시행시기 또는 위치에 대해 변경·조정 등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동의' 내지 '조건부 동의'를 받아야 제주도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수 있고, 이 내용에 대해 다시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청은 12일자로 제2공항 기본설계용역과 관련해 건설엔지니어링(설계) 종합심사낙찰제 세부평가기준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기본설계는 내년 초 용역사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기본설계가 끝나면 실시설계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종료되면 그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실시설계에 반영해 설계를 마무리하게 된다.
환경영향평가와 기본 및 실시설계는 별다른 쟁점이 없다면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제2공항의 경우 여러 쟁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환경영향평가에만 4~5년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사업과 관련해 중점평가사업 지정을 통해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어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계획이 완료되면 국토부가 이를 고시하는데, 이때부터 토지 등에 대한 보상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착공이 이뤄지면 공사 기간만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 9월5일 국토부가 고시한 제2공항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보면,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551만㎡ 면적으로 조성된다.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는 주요 시설은 활주로(3200m×45m) 1본, 계류장(31만1000㎡, 항공기 28대 주기), 여객터미널(11만8000㎡), 화물터미널(6000㎡), 교통센터 등으로, 총 사업비는 5조4532억원이다.
이같은 사업비 규모는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산출했던 4조7800억원보다 7000여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2단계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업비 규모는 6조89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부는 일단 1단계 시설 사업 위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을 통해 연 1690만명 규모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도로 및 계류장, 여객터미널 및 화물터미널 시설을 확장하는 2단계 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연 여객처리규모는 1992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단계 사업은 향후 항공 수요의 증가 추이를 보며 추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사업에는 추후 확장할 사업의 부지 조성까지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의 확장 사업(2단계)에서는 공항개발사업 이외의 문화·상업시설과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는 민자 사업 등 다양한 추진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함께 국토부는 이번에 건설되는 제2공항은 제주도의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공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객터미널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지하수 보존, 생물 대체 서식지 조성 등을 위한 친환경 사업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제2공항 건설에 따른 환경 영향 저감방안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추가적인 친환경 사업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새떼 이동 경로 피해야”
입력 2024.12.31 (21:38)
천연기념물이자 국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한가로이 쉬는 곳.
제주 제2공항 사업 예정지에서 8km 떨어져 있는 철새도래지입니다.
제주 제2공항 사업 부지 반경 13km 안에 있는 철새도래지는 4곳.
조류 140여 종, 5만 6천여 마리가 관측됐습니다.
제주공항의 조류 충돌 사고는 연간 20건가량, 그런데 지난해 3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주 제2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은 최대 8배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