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공무원'에겐 깍듯?, 민간보조금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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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공무원'에겐 깍듯?, 민간보조금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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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의원 "지방행정동호회 4천만원 지원 문제"...道 "문제 없다"
윤춘광 "노사 국외연수 웬말?" 박원철 "학자금 대여 회수계획 부재"

제주특별자치도가 민간보조 사업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으면서도, 특정 단체에 한해서만 파격적으로 지원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단체가 공직 선배들로 구성된 지방행정동호회라는 점이 5일 속개된 제28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 심의에서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은 제주도 총무과 소관 새해 예산안 심사에서 지방행정동호회의 지방행정발전 연구사업비를 문제 삼았다.

지방행정동호회 연구사업비는 퇴직 공무원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해 지역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도민화합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편성됐다.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방행정동호회의 지방행정발전 연구사업비 4000만원을 정액으로 책정했다.

일반 민간 단체가 민간보조금을 신청하면 대부분의 경우 일정 비율의 자부담이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경식 의원은 "지방행정동호회도 민간단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매년 정액으로 4000만원씩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원일 제주도 총무과장은 "30년 이상 공직에 몸담으면서 제주사회에 기여하다 퇴직한 공무원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대부분의 민간단체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30년 공직생활을 하면 연금이 나오는데, 한 달에 받는 연금만 250만원 이상"이라며 "읍면동 부녀회에서 김치담기, 어르신 국수 드리기 등 좋은 취지의 행사를 하려고 해도 자부담이 있다. 아무리 지방행정동호회라 하더라도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10-20% 정도는 자부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과장은 "행정동호회와 의정동호회는 지역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며 "일반 단체와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경식 의원. <헤드라인제주>
윤춘광 의원. <헤드라인제주>

# 윤춘광 의원 "노사관계 국외연수, 해외 나가서 뒷풀이하는 사업인가?"

계속된 심사에서는 공무원 노사관계 국외연수비로 책정된 5000만원의 예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 예산은 노사관계 선진국의 교섭구조나 해결과정 등을 학습해 효율적인 단체교섭을 진행하기 위해 책정됐다.

이와 관련, 윤춘광 의원(민주당)은 "노사 관계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뒷풀이나 하고 앞으로 싸우지 말자는 의미를 다지는 이런 식의 사업이냐"며 꼬집었다.

이에 문원일 과장은 "제주도가 올해 처음 행안부에서 지정하는 노사협력 우수기관으로 인증됐는데, 더 잘해보자는 의미의 사업"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공직사회가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 전에는 이런 사업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박원철 의원. <헤드라인제주>

# 박원철 의원 "회수계획도 없는 학자금 대여사업...차라리 접어라"

대학생 자녀를 둔 공무원들에게 빌려주는 학자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제주자치도는 내년 예산안에 공무원 본인과 자녀의 대학 학자금 대부금으로 공무원관리공단에 출연할 예산 28억5900만원을 편성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무원 연금을 담보로 공무원 본인과 자녀들에 대한 학자금을 '졸업 후 4년 거치 2년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이 예산을 두고 박원철 의원(민주당)은 "회수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을 일반회계에서 공단에 퍼주고 있다"며 "차라리 사업을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이에 김선홍 제주도 총무과 인사 담당은 "제주도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연금관리공단에 기존 재원으로 항상 예치돼 있는 것으로 회수 계획이 없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는 일반회계 도비로 공단에 돈을 주는 것으로 제주도는 공단을 먹여 살리려는 것이냐"며 "돈을 줬으면 다시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거듭 지적했다.

계속된 추궁에 문원일 과장이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말하며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됐다.

제주자치도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듯, 예산안 심사가 끝난 뒤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공무원관리공단에서 대부된 금액은 정확히 회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9월까지 364억4600만원이 대부됐는데, 이 중 177억4800만원은 이미 상환을 받았고, 나머지 186억원은 잔액으로 남아있으나 상환기일이 도래하면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설령 상환기일 내 회수되지 않는다면 공무원연금공단이 해당자의 퇴직연금 등에서 상환받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대부금 문제를 제주도에서 직접 관리하지 않고 연금공단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출연금 규모가 30억원 가까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학 등록금이 갈수록 인상되면서 예전의 비용으로는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인구감소에 따른 공무원 자녀수가 감소되면서 상환액이 대부액을 상회할 경우 자치단체에서 세외수입으로 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출연하면서 생색은 공무원연금공단이 내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대부와 상환이 연금공단에서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연금공단이 대행해야 대부에 따른 채권확보가 용이하고, 상환시 공무원의 연금을 담보로 해 대부되기 때문에 별도의 채권확보 절차가 필요 없어 비용이 절감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각급 기관에서 대부사업 시행시는 대부사업운영에 따른 인건비등 부담이 발생하지만 연금관리공단에서 연금담보와 연계해 처리함으로써 비용이 절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공단을 통해 대학 학자금 대부는 전 국가기관은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 271개 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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