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개인 승합차 태워 관광안내..."덤핑관광, 합법적 업체 피해"
제주에서 중화권 관광객을 개인 승합차량 등에 태워 불법으로 관광영업을 하던 중국인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중화권 인바운드 관광시장에서 불법 관광업이 크게 성행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현장 단속에서는 여행객들을 놔둔채 그대로 달아나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31일까지 중화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불법 관광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29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무등록여행업 4건, 불법유상운송 19건, 무자격 관광안내 6건 등이다.
무등록여행업은 여행업으로 등록하지 않은채 관광영업을 하는 행위를, 불법유상운송을 관광객 운송용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일반차량에 여행객들을 태워 안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 자치경찰의 단속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불법 영업 현장이 대거 적발됐다.

40대 중국인 ㄱ씨는 3월 5일 제주시 소재 한 호텔에서 28만원을 받고 중국인 관광객 10명을 승합차량에 태워 관광지로 이동하는 등 불법유상운송을 하던 중 단속을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관광객을 남겨두고 도주하다가 적발됐다.
자치경찰단은 당황한 중국 관광객들에게 “여행 플랫폼에서 환불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후 숙소까지 안전하게 이동을 도왔다. 도망간 A씨는 “당황해서 도망갔다”며 범행사실을 인정했다.
20대 ㄴ씨(중국)는 지난 3월 12일 지인 소유의 차량을 빌려 제주시 소재 한 호텔에서 92만원을 받고 대만 여행객 3명을 태우고 관광지로 이동한 혐의로 적발됐다. B씨는 지난해 7월 29일경 유사한 위반으로 동일한 관광지에서 도주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번 특별단속을 통해 검거됐다.
40대 ㄷ씨(중국)는 2월 28일 중국 관광객 7명을 자기 소유의 승합차에 태워 우도에서 관광하다 단속됐다. 그는 “세미나 사전 답사차 왔다”고 진술했으나 여행 플랫폼 상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ㄷ씨는 일주일 후인 3월 6일 ‘신비의 도로’에서 중국인 관광객 5명을 태우고 관광하다가 재차 적발되기도 했다.
단속 대상자들은 현장에서 대부분은 “친구다”, “지인이 부탁했고 요금은 받지 않았다”, “세미나 답사 차 나온 것이다” 등 변명으로 위반사실을 부인했지만, 관광객 진술과 증빙자료를 통해 허위 사실임이 확인됐다.
또한 일부는 모국어로 “친구라고 이야기하라”고 관광객에게 강요하듯 말 맞추기를 하거나, 사회관계망(SNS) 메신저로 “자치경찰이다. 핸드폰을 보여주지 말라”고 하는 등 은폐하려는 시도도 여럿 있었다.
위반자가 재차 단속되는 사례는 더 있었다. 중국인 40대 ㄹ씨는 지난 3월 14일 성산항에서 중국 관광객 7명을 자신의 승합차에 태워 불법유상운송으로 적발된 후 4일 만에 3월 18일 함덕해수욕장에서 재차 적발됐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무등록여행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법유상운송은 여객자동차운수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철우 관광경찰과장은 “불법관광 영업행와 덤핑관광은 제주 관광산업의 악영향을 미치고 합법적인 관광 여행업체에 피해가 전가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제주관광 산업의 보호와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