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인상적으로 보았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다시 훑었다. 이 작품은 다양한 상징을 통해 전쟁의 잔혹함과 인간의 이기심, 그 안에서도 피어나는 일상의 소중함과 다정한 사람들의 작지만, 큰 힘에 대해서 전달하고 있다. “심장을 바쳐라!”가 작품 내 주인공들 측 군인들이 지속적으로 외치는 구호다. 거대한 힘과 싸우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출정 직전,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래야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수 있다는 마음 하나로 전쟁의 현장을 향해, 죽으러 간다. 그러나 심장을 바쳐 지켰던 무수한 죽음의 언덕 너머 진실의 모습은 또 다른 전쟁이 있을 뿐이었다. 살육은 살육을 낳고 전쟁은 아동, 장애인, 노인, 성별, 인종, 국가를 따지지 않고 참혹하게 실행되고 있었다. 지켜야 할 존재들을 하나도 지킬 수 없는 세상을 바라보며, 이 잔혹한 세상을 만들어내는 인류의 이기심과 편견, 혐오, 그걸 매우 잘 사용하는 정치인들의 위선과 탐욕으로 인해 한 사람의 올곧음은 무참하게 짓밟히는 현실.
각설하고 앨빈이 군인이 된 것은 역사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 탓이었다. 그는 역사서가 단언할 수 없는 것을 단언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 군인이 되었다. 탁월한 통솔력과 실력으로 인해 그가 이른 바 특전사와 유사한 조사단 단장이 된 후, 어느날 죽음이 당연한 상황이 될 만큼 절망적인 장소에서, 그가 최후의 작전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선두에서 쓰레기 같은 말을 듣기 좋게 포장해서 기세를 올려서 저 청년들을 끌고 미끼가 되어 달려 나갈 테니 너희는 나머지 임무를 수행하라. 그리고 차기 단장을 지명하며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처럼 “이해하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다.”라고 말한다.
지난 12월 3일 22시 30분, 우리나라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포고령의 내용을 읽어보면 매우 사적이고 위헌이라 계엄령 자체부터 범법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위치와 권력의 크기에만 골몰한 것으로 보였다. 자기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거듭되자 왜 이런 상황까지 몰려왔는지 반성과 성찰조차 하지 않던 이 나라 최고 권력자는 터트릴 수 있는 모든 폭력을 강행한 듯하다. 이로 인해 경제, 외교 모든 곳이 포탄 더미로 쓸려나간 상태다. 일상을 살아가던 셀 수 없는 사람들에게 국가 폭력 가져다 준 공포를 상기시키고 그날들의 고통을 현재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계엄령이 떨어지고 문 잠그고 호외를 만들었다는 광주 기자들의 뉴스를 읽으며, 다시 상기된 고통의 기억으로 수면제를 찾아 먹었다던 지인 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렸다. 수많은 정계 학계 전문가들이 계엄 해제 이후 퍼즐 맞추듯 내어놓는 분석의 결과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못하다. 시민들은,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엄령을 읽어 내려간 대통령의 말 중에서 충격적이지 않은 게 하나도 없지만, 많은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던 단어가 있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 처단한다.” 처단한다니 이 나라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를 지켜야 할 책무를 가진, 그 책무의 무게가 태산 같을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사람을 처단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리더의 자격은 “이해하려는 것을 멈추지 않는 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걸 멈추고 권력에 안주하는 사람은 특정 직함을 달고 그 위치에 있다고 해도 절대 리더가 아니라고, 이미 스스로 그 자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은 이유는 권력 놀이 하라고 준 게 아니지 않는가, 이해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이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키라고 부여해 준 힘이 아닌가. 한 사람 한 사람 4천만이 넘는 개인의 힘을 빌려준 것이 아닌가. 그게 천운을 타고 이룩한 개인의 성과, 개인의 탁월한 능력으로 만들어 낸 권력이라고 오해하고 횡포를 부린다면 스스로 독재자임을 선포한 것이지 않겠는가.
지금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각 지역 집결지로 모여들고 있다. 시민에겐 총칼도 없고 방패도 없어서 그저 맨몸으로 버티며, 시민들이 일시적으로 한 정치인에게 부여해 준 권력을 시민에게 되돌려 오기 위해 싸울 것이다. 다시, 그 힘은 대통령 개인의 힘이 아니다. 이해하기를 멈추고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다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자신이 스스로 시민을 향해 자격 박탈의 폭력을 자행했다. 그러니 시민들은, 포고령의 그 말을 수천만 시민의 함성으로 되돌려 줄 것이다. “내란죄 자행한 대통령을 처단한다.” <한정선 / 소수자 활동가 및 작가>
[한정선의 작은사람 프리즘]은...

'작은 사람'이란 사회적약자를 의미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구조적 차별의 위치에서 벗어나기 힘든 여성, 노인, 아동, 청소년, 빈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더 나아가 동물권까지 우리나라에서 비장애 성인 남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구조적 차별과 배제의 현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부장제 하의 남성은 '맨박스'로 괴롭고 여성은 '여성혐오'로 고통을 받습니다. 빈곤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침범하여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공장식 축산은 살아 있는 생명을 사물화하고 나아가 단일 경작 단일 재배 등을 통해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약자의 소수자성이 교차될수록 더욱 삶이 지난해지고 그 개별화된 고통의 강도는 커집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제가 겪고 바라본 대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우울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ㅡ 이재명..조국 등 범야권 192명
+ 안철수 등 8명 >>> 200명 넘는다
2. 윤석열 내란죄
ㅡ 형법상 내란죄로 신속히 처단하라
ㅡ도주 우려로 출국금지.
3. 국민의 힘 정당을 해산시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