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직렬 전환 '행정직' 배치... 환경직은 '뒷전'
제주특별자치도가 유네스코 3관왕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등으로 '환경'의 중요성이 날로 대두되고 있으나, 오히려 공무원 직제에서 환경직렬의 전문성은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한 부서는 늘었으나, 대부분 행정직 공무원들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환경직 공무원은 오히려 '찬밥' 신세가 된듯한 모습이다.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해 행정시를 모두 합쳐 환경직렬의 공무원은 모두 52명.
이중 부이사관(3급)은 좌달희 제주도 청정환경국장 1명이고, 4급에서는 WCC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김양보 서기관 1명, 그리고 5급은 3명으로 파악됐다.
6급의 경우 12명이 포진해 있다. 7급 이하 환경직공무원은 35명에 이른다.
7급 이하 공무원이 유난히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제주도와 행정시 본청에서 환경부서에서 담당급 이상의 보직을 받은 환경직 공무원은 그리 많지 않다.
▲환경정책과-환경자산보전과 담당 보직 '행정직' 중심 판짜기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만 하더라도 청정환경국에서 녹지직렬을 위주로 한 '녹지환경과'를 제외하더라도, '환경정책과'와 '환경자산보전과' 대부분이 행정직에서 배치됐다.
환경업무를 전담하는 부서이기는 하나 행정직과 환경직 복수직렬로 설정한 때문에 2명의 과장(4급)은 물론, 실무를 기안하는 담당급(5급)들도 대부분 행정직 차지가 돼 버렸다.
환경정책과에서는 환경정책담당과 환경평가담당은 행정직에서, 생활환경담당은 기술직에서 배치됐다. 환경지도담당만이 환경직에서 배치됐다.
'차석'인 6급 라인에서도 환경정책계와 환경평가계에서는 행정직이, 환경지도계에서만 환경직이 포진하고 있다.
환경자산보전과의 상황도 마찬가지.
세계환경수도담당과 기후변화대응담당, 종다양성보존담당 모두 행정직에서 맡아 업무를 하고 있다.
6급 라인에서도 세계환경수도 담당부서에는 환경직이 전혀 배치되지 않았다. 모두 행정직이다. 기후변화대응 담당부서에는 6급 라인으로 행정직과 환경직 각 1명씩 포진해 있다.
환경 주요부서에서 6급 이상의 공무원 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행정시도 환경직 '뒷전'...생활환경과 4개 담당 모두 '행정직' 싹쓸이
행정시의 경우에는 '행정직' 중심의 판짜기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제주시의 경우 청정환경국의 주무과인 '녹색환경과'의 경우 주무부서 담당급(6급)에 행정직이 줄줄이 배치됐다.
환경관리담당, 기후변화대응담당에는 모두 행정 6급이 포진해 있다. 오수관리담당에는 보건 6급이 배치됐다. 다만, 환경보호담당에만 환경직이 환경부서 담당급(6급) 이상의 보직에서는 환경직이 배치돼 있다.
특히 주무계라 할 수 있는 환경관리담당 부서에는 7급 이하에서도 환경직이 단 1명도 없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대응 담당부서 역시 환경과 관련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서이나 행정직이 대부분이고 환경직은 7급 라인에 1명이 배치돼 있을 뿐이다.
'생활환경과'의 4개 부서 담당에는 행정직이 싹쓸이 차지하고 있다.
환경미화원담당이나 사업장 폐기물담당, 클린하우스담당, 자원순환담당 모두 행정직 공무원에서 배치됐다.
클린하우스나 환경미화업무까지도 행정직에서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위직 배치에서도 환경미화담당 부서에서는 환경직이 단 1명도 없다. 사업장폐기물 담당부서에서만 환경9급직이 유일하게 배치돼 있다.
자원순환담당에서는 차석라인으로 환경 6급이, 그 밑으로 해 환경 9급이 포진해 있다. 서귀포시의 환경부서 배치상황도 제주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
#'행정직' 숨통 트일 목적으로 복수직렬 만들었나?
이러한 직렬배치는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행정직렬의 '숨통'을 트이게 할 목적으로 환경부서를 '복수직렬'로 설정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업무의 성격상 행정직과 환경직을 딱히 구분해 배치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환경직렬을 도입한 취지가 환경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란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환경부서 조직편성은 다소 의아스러운 면이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환경직 공무원들의 볼멘 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예를들어 오폐수문제나 기후변화, 자원순환, 환경미화, 클린하우스 등의 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예전에서부터 추진되어 온 업무의 흐름, 그리고 현재적 시점에서의 문제, 그런 다음 앞으로 추진해야 할 방향이나 과제 등이 손에 잡히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환경부서에 발령이 난 후에야 허겁지겁 업무를 파악하는 행정직 공무원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업무의 질적향상과 행정의 연속적 발전선상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소 과단위에서는 계단위 담당급에 1-2명 정도씩은 환경직에서 배치돼야 업무의 질적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공무원은 "최초 제주도가 환경직렬을 신설해 공무원을 채용했으면 그 목적에 부합해 조직편재를 해야 하는데, 환경부서 모든 자리를 '복수직렬'로 만들어버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서의 업무 성격상 환경직렬이나 행정직렬 모두 무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점들이 있어 복수직렬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환경직이라 하더라도 소외받지 않게 적극적으로 배치하면서 환경업무가 소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현장의 분위기와 도청 분위기는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앞으로 환경업무와 관련한 조직시스템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환경직렬'의 배치 문제는 재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우리 화공직은 없네요...달랑 사무관 1명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