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유족들은 실종된 가족들의 이름이 적힌 표지석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은 표지석 앞에 앉아 제사를 지내고, 표지석을 닦으며 4.3당시 사라진 아버지와 할아버지, 형님 등 가족들의 시신이라도 발견되기를 기원했다.
또 행불인 묘역 한켠에 마련된 유가족 현장 채혈 부스에서 채혈에 동참하기도 했다.
양부이자, 작은아버지가 행방불명됐다는 현봉환 씨는 "제가 작은 아버지 밑으로 입양이 되어 있다"며 "아버지께서 세무서에 근무하는 직원이셨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지를 않아서 보니 어디론가 끌려가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들리는 얘기가 아버지께서 마포형무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이후에는 행방불명됐다"며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시아버지가 행방불명됐다는 유순덕 씨는 "남편이 태어난지 100일도 되기 전에 시아버지가 행방불명되서 얼굴도 모른다"며 "그 이후 가족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어머니가 얘기하시기를 '마을에 사람들이 와서 끌고가니 도망가라'라고 해서 아기를 업고 도망가게 됐다"며 "(시어머니와 남편이) 도망가서 천아오름에 숨어 있었는데 며칠이 지나고 시아버지께서 오셔서 쌀, 고구마 같은거 가져와서 주셨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날은 시아버지께서 시어머니께 '아들 잘 키워달라'고 이야기하고, 그 이후에는 행방불명 됐다고 들었다"며 "그 이후 집에 내려와서 보니 집이 모두 불타니 정말 많이 힘들게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어머니께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저와 남편이 결혼할 때에,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셔서,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다"며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