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기간 많은 논란이 이어져 온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지역 주민들이 차로를 곡선 2차선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서귀포시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바라는사람들은 1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전 구간을, 기존의 길을 따라 곡선의 2차선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과 솔숲은 서귀포 구도심지 내 유일한 녹지공간"이라며 "문화원, 도서관, 외국문화학습관, 유아교육진흥원 등 4개 교육시설이 연간 20만 회나 이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집 아이들과 교사들이 잔디광장에 와서 야외 놀이 수업을하고, 학생들은 방과 후나 주말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솔숲에서 쉬고 잔디 위를 산책한다. 교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인근 지역 주민들도 평소 솔숲이나 잔디밭을 거닐며 이 녹지의 혜택을 누린다"며 "이처럼 학생문화원 일대 녹지는, 시민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위 해 그 효용이 매우 큰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잔디밭과 솔숲이 차로로 변하면 시민의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제주도가 우회도로를 내려는 핑계는 중앙로터리 차량정체 해소"라며 "하지만 새 도로를 내 어 차량이 분산되어도 이동시간이 줄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0년 3월 제주도가 공개한 '실시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신설 우회도로가 남북 도로들과 만 나는 새 교차로들에서 지체시간이 생겨, 1.5km 도심지 내에서 차량의 이동시간이 거의 줄지 않는다"며 "시민의 소중한 휴식처인 녹지를 없애며 동홍동과 서홍동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덮어봐야, 맹공이 서식처 파괴, 폭우 시 침수 위험, 도시 결섬화를 비롯한 여러 해악을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도로개설 반대 탄원에도 불구하고, 도의원들은 도의회가 열릴 때마다 공사 추진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도로개설의 유일한 핑계 역시, 감귤 철 퇴근 시간대에 차량이 밀리는 중앙로터리 부근 정체 해소이지만, 새 차로를 낸다고 차량이 빨리 지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로가 개통되면 일시적으로 소통 이 원활해 보이나, 이내 더 많은 차량이 몰려들어 체증이 더 심해지곤 한다"며 "이는 만성적 정체에 시달리는 제주시 노형오거리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정체를 해소할 유일한 해결책은, 차량수 자체를 줄이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깔아 기후 위기를 가중하며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일을 그쳐야 한다"며 "녹지를 회복하고 차량과 인구를 줄이는 쪽으로 도시를 설계해야 미래세대의 삶이 지속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7월 말 제주도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공사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기존 6차선 계획을 4차선으로 줄이고, 대신 인도를 넓혀 '사람과 자연 중심 도로'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4차선 도로가 사람 친화적이지 못하며, 인도를 넓혀 가로수를 심는다고 자연 중심이 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차선에는 건널목마다 신호 등이 세워져 사람의 발걸음을 통제해 자동차 우선이 되고 만다"며 "인도를 넓혀 가로수를 심을지라도, 기존 녹지를 없애 불투수층을 만드는 걸 자연 중심이라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귀포도시 우회도로 차선을 '곡선 2차선'으로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잔디광장의 북쪽 돌담을 조금 들여쌓은 후 일대 녹지를 돌아서 2차선 도로를 내면, 시민들에게 소중한 잔디광장과 소나무숲을 지킬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 한다"며 "기존의 길을 따라 2차선으로 돌아갈 때 좋은 점이 무려 다섯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먼저, 2차선 도로에는 신호등이 필요 없어 사람과 자동차가 공존할 수 있다"며 "두번째로 잔디광장을 잃은 문화원이 삼매봉공원으로 옮겨가는 번거로움과 예산의 낭비가 없다"고 밝혔다.
또 "셋째, 폭이 좁은 차로와 풍부한 녹지가 도시가치를 높여 토지주에게도 득이 되며, 넷째로 이미 6차선으로 아스팔트를 깔고 교각 상판 공사를 한 서홍동 구간의 남는 차선은, 인근 주민들 주차 공간으로 쓰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섯째, 도로가 2차선으로 돌아가면 동홍천 위 고망물다리 건너 별장 사유지를 강제수용할 필요가 없어 좋다"며 "토지수용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 교육청 소관 토지까지 합의가 끝난 현재도, 별장 정원은 보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직선의 4차선을 고집하느라 도심 녹지를 파괴하고도 별장 앞에서 공사가 멈출 우려를 없애면 좋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