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식목일에 즈음해 국내 최초로 자생 세미맹그로브를 활용한 대규모 탄소흡수 숲 조성에 본격 나서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에서는 숲 조성과 더불어 해안 보전에도 주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제주자연의벗은 27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는 세미맹그브숲 조성뿐만 아니라 해안사구, 염생식물 지대 등 제주 해안 보전에도 집중하라"고 전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는 지난 21일 성산읍 일대에서 '제80회 식목일 기념식'을 개최하고, 탄소흡수 능력이 탁월한 염생식물인 순비기나무 등을 식재했다"며 "열대 및 아열대의 해안가와 강 하구에 분포하는 염생식물림인 맹그로브숲은 제주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맹그로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식물을 의미하는 세미 맹그로브 식물은 많이 분포한다"고 강조했다.
그 대표적 예로 제주도 해안에 많이 분포하는 순비기나무,황근,갯대추나무 등을 들었다.
이어 "제주도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기존 산림보다 더 우수한 이산화탄소 흡수, 저장능력을 가진 '제주 자생 세미맹그로브 숲'을 42만 3500평 규모로 조성해 연간 3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겠다고 발표했다"라며 "그런데 제주 해안에는 이미 세미맹그로브라고 할 수 있는 염생식물 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를테면 신양해안사구 순비기나무 군락지는 국내 사구 중 최대 분포지로 추정되고 김녕 덩개해안은 백만 평의 바위정원이라는 수식어처럼 수많은 염생식물이 바위 지대위에 자라고 있다"며 "그러므로 세미맹그로브 식재 계획과 함께 해안사구 등 제주 해안의 염생식물 지대를 적극적으로 보전하는 것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염생식물 지대 등을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한다"며 "해안가의 해양 생태계, 맹그로브 숲, 염생습지, 해초류 그리고 해조류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뜻하는데, 염생식물이 자라는 제주의 해안 자체가 블루카본의 거점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제주 해안을 보전하는 일은 세미 맹그로브숲 조성 못지않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주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블루카본의 거점인 제주의 해안은 수난을 겪어왔는데, 이미 탑동 등 많은 조간대가 매립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제주 해안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여전히 제주도당국의 해안 정책은 보전에 방점이 찍혀 있지 않다고 보인다"며 "해안사구는 지금도 파괴되고 있으며 해안도로 개발 등 행정당국에 의한 ‘합법적인 해안개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세미 맹그로브 숲 조성과 함께 더 이상 제주도의 해안이 망가지지 않도록 해안도로 등 행정당국에 의한 개발을 멈추고 해양보호구역, 습지보호지역 등 해안보호지역 확대와 해안사구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