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현직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제주4.3 해원의 날까지 국회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약속했다.
그는 "아름다운 제주의 곶자왈 오름, 동굴과 계곡, 그 비경 깊숙이 흐르는 4.3의 숨결을 느낀다"며 "채 10살을 살지 못한 어린아이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까지 부모와 자식이, 부부와 형제, 자매가, 이웃집 삼촌이 죽임 당하고 생이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 마을이 한날 한시 숨죽여 흐느낀 재삿날이, 수십 년 없는 죄가 대물림되며 삶을 옥잰 날이, 또 수십 년 삶이 사라진다며 서로를 의지해 버틴 날이, 또 수십 년"이라며 "그 긴 통곡의 세월을 견뎌 마침내 진실의 시간, 정의와 평화의 역사를 열어온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제주 4.3의 진실은 민주주의와 함께 전진했다"며 "6월 항쟁을 지나 처음으로 제주에서 공개 추모제가 열린 1989년 4월 3일 진실이 탄압받고 침묵이 강요되던 시절이었지만 제주는 두려움을 딛고 일어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4.3 특별법과 함께 국가 차원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며 "실종자 확인, 유해 발굴, 재심 재판, 합당한 보상, 불행한 역사가 남긴 상흔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꼭 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국회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며 "오늘 우리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가 그 약속"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4.3 영령들의 상징인 이 배지를 단다는 것은 제주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고, 피맺힌 한을 함께 풀겠다는 각오"라며 "서로를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와 인권, 인류의 보편 가치를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높은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기억을, 우리의 약속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며 "국회가 제주와 함께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 의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곳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77년 전 제주가 오늘 우리 대한민국에 건네는 질문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며 "4.3이 묻는다.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무고한 국민들은 정부가 내린 포고령과 계엄령 하에서 무참히 희생당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헌법이 공표되고 석 달이 채 되지 않을 때"라며 "4.19와 5.18, 불의한 권력이 다시 국민을 겨눴을 때 우리는 묻고 또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헌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나라를 바로 세웠다"며 "4.3의 가해자들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했다. 낙인 찍어 제거하고 배제하고 차별했다. 그 뿌리가 깊고 질기게 남아 오늘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4.3 왜곡이, 그리고 4.3 모독이 그렇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일어난 적대와 선동, 혐오와 폭력도 다르지 않다"며 "그러나 여러분 4.3 제주는 우리에게 공정과 상생의 길을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픈 역사를 숨김없이 드러내 잘못은 밝히고, 그 해결 과정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길, 진실에 발 디딘 그 자리에서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며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 4.3이 세계인의 기억과 역사가 되는 그 길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한 걸음 더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우 의장은 4.3. 수형인 직권 재심 법정에서 재판부가 전원 무죄를 선고하며 낭독한 판결문 구절을 낭독하며 "이제 국회가 국가가 다 밝히겠다. 이제 억울함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소서"라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