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 무기한 단식농성...경찰, 주민 2명 연행

강정마을에서는 이날 하루 주민 1명이 해군기지 공사장 레미콘 차량에 치여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는가 하면, 교통사고 현장 후속조치 문제에 대해 항의하던 또다른 주민 2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 이날 상황은 오전 11시43분쯤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시작됐다.
공사장 옆에 위치한 천주교 미사천막에서 미사를 보던 주민 정모씨(57. 여. 서귀포시 강정동)가 미사를 마치고 묵주기도를 올리기 위해 자리를 옮기던 중 때마침 공사장을 빠져나오던 레미콘 차량과 부딪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 사고로 정씨는 발가락 부위가 차량 뒷바퀴에 갈리면서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씨는 "사고 직후에 현장에 있던 경찰은 부상을 입은 정씨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을 공사장 밖으로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 관계자도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교통사고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강정주민들 10여명을 한쪽에 고착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있다"고 말했다.
부상을 당한 정씨는 뒤늦게 도착한 119에 의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경찰은 항의하는 주민들을 한쪽으로 고착시켰고, 격렬하게 항의하던 주민 2명을 업무방해혐의로 현장에서 체포, 서귀포경찰서로 연행했다.
항의소동은 더욱 커졌다. 주민들은 '레미콘트럭에 사람을 쳐도 공사강행 항의에 연행' 등의 피켓을 들고 오후 늦게까지 항의농성을 벌였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길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는 경찰에 항의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문 신부는 "(해군 제주기지전대 창설식이 열렸던) 어제 우리가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니 해군 측에서 압박을 넣었는지 (경찰이) 평소보다 더 심하게 고착시켰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한 활동가는 "오늘 경찰은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30분 정도에 걸쳐 계속해서 고착시켰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항의는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2명을 연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어제 있었던 해군 제주기지전대 창설식때 우리가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니, 해군이 경찰에 공사를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정대응을 당부하는 분위기다"며 "오늘 저녁에 주민들이 모여 오늘 있었던 사고와 경찰 대응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