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절차적 위법성 판단된 듯
제주도, '즉시 항고' 밝혔으나...공사 전면중단 장기화 우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또 다시 전면 중단됐다. 지난 해 7월 제주도가 월정리 마을회와 합의했다며 공사 재개를 선언한지 9개월만이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행정부는 23일 월정리 주민 5명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집행 정지를 신청한 것에 대해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주문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가 2017년 7월13일자로 이뤄진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에 대해 본안 사건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고시 무효확인 소송의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변경 고시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효력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기 있다고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고 결정 사유를 밝혔다.
주민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집행정지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란 보통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주민들은 증설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 문제를 주장하며, 이 공사로 인한 여러 가지 피해 발생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 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보호구역 내에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되는데 따른 용천동굴의 훼손 우려의 문제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하수로 인해 바다환경 오염 △어장 황폐화로 인해 생산량 감소 및 이에 따른 해녀 소득 감소 등의 우려가 크게 제기됐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비록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이지만, 주민들이 제기한 절차적 부당성 부분이 받아들여진 결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위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1월 이뤄진 본안 소송인 '공공하수도설치(변경)고시 무효확인 소송'의 1심 판결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하자 등의 문제를 들며 제주도의 증설사업 관련 고시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는데,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무효'로 판결했다.
제주도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하는 한편, 진행 중인 공사를 그대로 강행했다. 그러나 이번 법원의 '고시 효력 정지' 결정으로 인해 공사는 이날부터 전면 중단됐다.
월정리 비대위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업의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제주도는 법원의 증설공사 고시 효력정지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고시에 대한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 공사가 중단된 것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법무부에 항고 지휘요청을 하고 즉시 항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제주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진행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고성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본안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향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행됐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며 “고시 효력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해 즉시 항고 하고 본안 소송에 행정력을 집중해 증설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즉시항고가 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번 공사 중단은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지난 1월 30일 고시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2월 2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3월 20일 항소이유서 제출 등 항소 준비절차 이행과 병행하며 1심 판결의 쟁점사항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행 절차와 관련해 중앙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앞으로 항소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선고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사 중단 상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계획은 2017년 7월 고시됐다. 제주 동부지역의 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현재 1만2000톤의 하수 처리 용량을 2만4000톤으로 2배 늘리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현재 하루 평균 하수 발생량은 1만1700여 톤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증설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해녀 등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절차적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사업은 난항에 빠졌다.
특히 제주도가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서에 600m 거리에 있는 당처물동굴은 기재하면서도 100m 거리에 있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을 누락한 문제, 그리고 수질과 악취, 오수에 대한 언급 없이 이 사업이 단순히 건축물 등을 개축하는 행위로 허가를 받은 문제 등이 나타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해녀들의 저지로 공사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는 지난해 7월 월정리마을회와 공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는데 전격 합의했다. 비로소 공사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이 합의로 이번 소송에 참여했던 원고 22명 가운데 16명이 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남은 주민 5명이 소송을 포기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갔고, 지난 1월 승소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 제주도로서는 이제 '즉시 항고'와 함께, 항소심에 마지막 총력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왜 그랬을까요. 그 만큼 증설공사 허가과정에 위법성이 명백해서 제주도의 의견. 들어볼 필요조차 없다고 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