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있어 왜 중증장애인은 항상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나?
'끼'있는 사람, '끼'가 없어도 마음껏 향유하고 싶은 사람, 이런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소중한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시 신산공원 제주영상미디어센터 한켠에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최희순)의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가 29일 개소했다.
이날 오후 2시,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진행된 개소식에서는 많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기쁨으로 들떠 있었다.


경사로의 주차로와 철제 계단을 둔 지하공간에 마련돼 아쉬움이 있으나, 중증장애인들의 유일한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마저도 다행'이란 위안을 갖게 했다.
문화예술센터는 그리 크지 않은 한켠의 공간이다. 이곳에 장애인 노래밴드의 악기와 풍물 등이 세팅돼 앞으로 문화예술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장애인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개소식 행사는 진행됐다.
김원필 문화예술센터 사무국장은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치료적 접근이 아니라 즐기는 모든 것이 문화다."라는 관점으로 문화예술센터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영상미디어 자조모임인 '오몽', 그리고 장애인 연극패 '나눔', 장애인 풍물패인 '큰울림', 장애인 노래밴드인 '허당보난' 등이 이곳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모임에는 소속돼 있지만,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하고 싶은 중증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그는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에 있어서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속에서 이번 문화예술센터는 장애인 당사자의 몸으로 표현하고, 문화적 기본권으로서 장애인들의 문화향수권과 창작권 확대를 일구는 산실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관홍 위원장과 고충홍 위원장도 "문화예술센터가 장애인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법적, 제도적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쳐줄 것"을 당부하며 이의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모처럼 휠체어 장애인들의 모습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러나 개소식이 끝난 후에도 센터 관계자들의 근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대부분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지하 1층에 위치한 센터의 접근성은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로 이어지는 통로가 두곳이나, 한 곳은 비장애인들도 이동에 불편함이 큰 철제난간의 계단, 다른 한곳은 주차차량이 드나드는 통로다.
문화예술의 당당한 주역으로 나서기 위한 기본적 공간은 확보됐지만, 앞으로 추가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음을 실감케 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