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장 진입 가로막아...취재활동 제약에 '마찰'
2일 오전, 공권력이 훑고 간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삼거리에서 주민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올려졌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평화기원 미사'를 직접 집전했다.
미사는 문정현 신부, 고병수 신부 등을 포함한 10명 내외의 사제들이 자리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이들은 무엇보다 많은 상처를 안게된 강정 주민들을 걱정하며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달라고 기원했다.
강 주교는 "공권력이 국민을 이렇게 억누른다는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며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다.
또 "남아있는 신부들이 경찰측과 대화를 시도하며 노력했지만, 마치 벽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다음달 주교회 총회가 있으니 천주교 차원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대응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미사는 경찰의 철저한 봉쇄로 사제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참석할 수 없었다.




해군기지 공사현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집전된 미사현장 주위에는 경찰 100여명이 빈 틈없이 에워싸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물론 취재진의 진입까지 허용하지 않으면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
미사 현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시간은 단 2분.
해군기지 사업단 입구를 지키던 경찰경력의 짧은 교대시간동안 몇몇 취재진들은 미사현장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멀찍이서 "경비를 어떻게 섰길래 포위망이 뚫렸느냐"는 경찰 내부 상급자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짧은 취재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현장에 있던 30여명의 취재진은 "우리가 시위대도 아닌데 왜 들어가는 것을 가로막느냐"고 항의했지만, 몸으로 바리케이트를 쌓은 경찰들은 그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감정이 격해질데로 격해진 취재진 내부에서 고성이 터져나오자 뒤늦게 경찰측은 민간인이 해군기지 공사장 안쪽으로 들아갈 수도 있는 상황을 대비해 출입을 금지했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이 관계자가 나설때 즈음해서는 이미 미사의 집전이 끝마쳐진 상황이었고, 결국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미사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못하게 됐다.
이를 두고 현장의 한 기자는 "누구의 목소리도 듣지 않으려는 공권력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비꼬았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