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되는 강정...낭만과 혐오 사이에 선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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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되는 강정...낭만과 혐오 사이에 선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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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교수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악몽에 시달린 지 벌써 4년하고도 6개월이 되었다. 민족 최대비극이었던 한국전쟁도 37개월만에 끝났는데, 강정전쟁은 54개월이 되어도 그 끝이 안 보인다. 강정주민들은 하루하루를 벼랑 끝에서 살고 있다. 그들의 가슴은 썩어문드러져 이제는 고통마저도 못 느낄 정도가 되었다.

요즘 강정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강정을 제대로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평화버스가 달리고, 평화여객선이 뜨고, 평화비행기가 날면서 강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강정천에 발을 담가보고, 구럼비 너럭바위에 누워보면 안다. 강정주민들의 절절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왜 그들이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왜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선 안 되는지를.

‘평화’ 운운하면서도 강정마을을 찾지 않은 이가 있다. ‘제주의 아들’이라 자부하면서도 피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아픔을 외면하는 자가 있다. ‘제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하면서도 강정마을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이가 있다. 어찌 그를 평화주의자라 하고, 제주의 아들이라 하며, 그에게 제주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들이 있다. 대부분 그들은 해군기지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강정마을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강정의 구럼비 너럭바위를 걸어 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계7대경관 선정을 위해 천번 만번 투표하기를 독려하면서 어떻게 제주 최고 경관지에 해군기지를 만들려고 하는가. 유네스코 자연분야 3관왕을 자랑하면서 어떻게 그곳을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가. 중국의 관광객이 물밀듯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어떻게 그들을 향한 무기를 준비하는가. 제주4.3의 아픔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하자면서 어떻게 4.3을 재연하는가. 세계평화의 섬이라 표방하면서 어떻게 동북아시아의 갈등을 부추기는가.

그 좋은 강정바다에 가보지 못하게 장벽과 철조망을 친 지 보름이 넘었다. 추석 때 고향을 찾은 출향민과 강정올레를 걷는 올레꾼에게 아름다운 중덕바당을 보여주기 싫었는가. 구럼비 바위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종교인들의 기도소리를 듣기가 싫었는가. 아니면 우악스런 굴삭기가 구럼비 바위를 깨는 혐오스런 해군기지건설 현장을 보여주기 민망했는가.

윤용택 교수. <헤드라인제주>
백번 양보해서 거기에 해군기지 건설하는 것이 확정되었더라도 마을주민들에게 영원히 사라지는 강정자연의 모습을 마음껏 보고 어루만지고 눈물을 쏟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아니 그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파괴되기 전에 온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세계적 경관을 맘껏 즐기고 체험하고 사진에라도 담아가도록 기회를 주는 게 도리가 아닌가.

최근 제주섬이 중국 바이젠 그룹의 관광객으로 출렁이고 있다. 그들의 직접 소비지출이 300억원, 생산유발효과는 54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 그룹의 총재는 “제주도 하면 낭만이 떠오른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의 어느 중진학자는 “(제주해군기지를 겨냥하여) 제주도가 혐오의 땅으로 바뀌고 있다”며 제주관광을 거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자신에게 무기를 들이대는 이에게 손을 내밀 수 없다는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된 이후에도 중국인들의 제주러시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제주도는 제주도답게, 강정은 강정답게, 세계평화의 섬은 인접국과 평화교류를 해야 하고, 절대보전지역과 생물권보전지역은 절대로 보전되어야 하며, 세계자연유산과 제주문화유적은 파괴하지 말고 후손들에게 잘 넘겨주어야 한다.

<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교수>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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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2011-09-20 09:32:24 | 211.***.***.28
구구절절 오르신 말씀 입니다.
제주도정은 컨트롤 할수 있는 자체 능력이 상실된 듯 합니다.
제발 도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되씹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