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이동 완전 통제...강정마을회 "직접행동 나서겠다"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일대가 또 한차례 경찰력에 의해 꽁꽁 봉쇄됐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천주교 제주교구 평화의 섬 특별위원회, 제주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모임, 제주지역 교수협의회, 해군기지 저지 서귀포시민회의와 읍면동 대책위원회가 이날 오전 10시30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 2일 공권력 투입 후 재개된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속도를 내면서 곧 중덕해안가의 구럼비 바위 발파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소식을 듣고, 이에대한 입장을 내기 위해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말에 경찰은 오전 10시께부터 대형경찰버스와 승용차량 등으로 공사장 입구도로 한쪽면을 바리케이트 친 후, 경찰력을 대거 동원해 일대를 완전 봉쇄했다.
이때부터 삼엄한 경계가 시작됐다. 인도에서의 이동조차 목적지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무조건 막아내는 방식의 대응으로 일관했다. 다분히 '과잉적' 측면이 있었다.









#경찰 "어디 가시려고?"...화난 문정현 신부, 경찰에 호통
이 때문에 기자회견을 하려던 주최은 물론 주민들의 울분이 터져나왔다. "해도 정말 너무 한다"는 주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길 위의 신부'라 불리우는 문정현 신부의 보행도 차단당했다. 문 신부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강정마을에서 동쪽 인도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 곧바로 경찰이 둘러싸고 발걸음을 제지시켰다.
"왜 길을 막느냐"는 문 신부의 항의에 경찰은 "어디를 가시려 합니까?"라며 목적지를 말할 것을 요구했다. 화가 잔뜩 난 문 신부가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이 계속해서 뒤를 쫓아다니며 애워싸고 이동을 제한시키자 문 신부가 경찰을 강하게 호통치기도 했다.
문 신부 옆에 있던 한 여성도 "경찰이 이제는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해군 시공사측의 졸개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찰을 향해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려 했던 관계자와 주민들은 경찰에 의해 3-4군데로 분산돼 봉쇄당했다.
곳곳에서는 거센 항의와 함께 간간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대응은 매우 강경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항의할 때맏 경찰 역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언쟁을 벌였다.
이동권은 조금도 허용하지 않았다.
#경찰에 포위된 채 이뤄진 기자회견..."이젠 '직접행동' 불사"
결국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정문 맞은편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경찰은 이 마저도 포위하듯 경찰력을 배치했다.
경찰의 삼엄한 경계 하에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공사장 내가 아니라 정문 밖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허용하지 않은데 대해 강한 규탄이 이어졌다.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경찰이 침해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기자회견에서 고권일 강정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해군의 불법공사를 규탄하고, 구럼비 해안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을 가지려 했던 것인데 기자회견 마저 허용하지 않는 이 나라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해군은 앞뒤 상황판단도 못하고 공권력의 앞잡이 역할로 전락한 경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힐난했다.
참가 단체들은 여성농민회 제주도회장인 한경례씨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해군의 불법공사를 막기 위한 '직접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럼비를 살리고, 절대보전지역을 파괴하는 해군의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사업부지 내 시설물 처거요구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규정하며, 이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우리는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던 거서럼 비폭력.비타협의 원칙을 지켜나가 것"이라며 "구럼비의 너른 바위가 넉넉히 햇살을 받고 중덕 바닷가의 파도소리가 바람에 은은히 오가는 평화의 날까지 끝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불법공사를 막기 위한 '직접행동'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한경례씨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분명한 것은 구럼비 해안이 파괴되도록 결코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대적인 저지투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평화운동가 5명 공사장 내 진입...공사저지 시도
때마침 같은 시각, 기자회견 봉쇄로 곳곳에서 충돌이 이뤄지던 혼란한 상황을 틈타 평화운동가 5명이 해군기지 공사현장 내부로 들어가 포클레인 공사를 저지시키기 위한 실력행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30여분만에 해군측에 의해 모두 공사장 밖으로 밀려났다.
이들이 현장에 들어갔을 때, 강정포구 방파제에서 바라본 공사현장 내부는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투입돼 구럼비 바위를 깨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천주교 미사도 봉쇄...'세계 평화의 날' 무색
기자회견은 불과 20여분만에 끝났다. 그러나 짧은 기자회견을 위해 주민들과 회원들은 1시간이 넘도록 원천봉쇄한 경찰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이어진 천주교 제주교구의 미사도 경찰의 봉쇄 속에 약식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이 원천봉쇄된 이날은 공교롭게도 UN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똑같은 글을 써도 이렇게 마음에 쏙 들게 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