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속은 서귀포 40대 女, 경찰사칭 전화에 1억 털려
"여기는 인천 00경찰서 수사팀입니다. 000씨 맞죠?"
"네"
"000씨께서 금융범죄 관련 대포통장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협조 바랍니다. 지금 00경찰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세요"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A씨(44. 여)는 지난 15일 인천의 한 경찰서 수사팀이라는 경찰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금융범죄 관련 대포통장에 연루됐다는 전화였다.
깜짝 놀란 A씨는 경찰관이라는 사람이 시키는대로 경찰기관과 유사한 사이버 경찰청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흡사 진짜 경찰 사이트인 것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했다.
해당 사이트에서 인적사항, 계좌번호, OTP카드(보안카드) 번호까지 입력토록 했는데, A씨는 자신이 대포통장 연루사실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순순히 따랐다.
전화를 하는 도중 A씨의 휴대폰에서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전화를 잠시 중단하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려 했으나, "지금 녹음 중이고 수사하는 중"이라는 말에 차마 전화를 끊을 수도 문자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
상대는 자신이 전화를 중단하거나 끊을 수 없도록 쉴새없이 말을 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화근이었다.
전화를 건 경찰관 사칭 용의자는 필요한 정보가 입력되자 마자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는 수법으로 해 대포통장으로 A씨의 통장에서 1억원을 인출했다. 전화를 하는 도중 날라온 문자메시지는 다름 아닌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되었습니다."라는 금융기관에서 보낸 문자였던 것이다.
순간 이것이 경찰관 사칭 신종 전화금융사기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미 1억원이 빠져나간 후였다. 전화를 끊은 후에야 공인인증서 재발급 사실을 통보하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A씨는 급하게 돈이 인출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했으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실제 인천의 한 경찰서의 경찰관도 아니었으며, A씨가 접속한 인터넷 사이트 역시 사이버 경찰청이 아닌 유사 사이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연루라는 말에 쩔쩔매는 일반 시민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사기행각이었다.
보이스피싱이 단순한 말 속임 차원을 넘어 날로 진화하고 있다. 한때 성행했던 '카드론 피싱'이 이제는 잘 먹혀들지 않자, 이번에는 개인정보를 가진 사기범이 가짜 경찰청 사이트와 같은 '피싱 사이트'가 등장했다.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겁을 먹게 한 후, 피싱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토록 하고, 이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인터넷뱅킹에 접속, 통장에 예치된 돈을 빼가는 수법이다.
예치된 돈이 없으면 마이너스 대출통장을 개설해 대출을 받는 식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까지 신고된 계좌 피싱 피해건수는 7234건.
피해액만도 879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연령, 학력, 신분 등과 상관없이 보이스피싱에 걸려드는 피해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속아 넘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이 하면서 접근을 하기에 진짜 경찰인줄 알고 속아넘어가기 일쑤다.
시중에서 불법으로 매매되는 개인정보들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신번호도 일반전화이고 금융정보 입력 사이트까지 가짜로 만들어놓고 공범이라고 몰아세우니 컴퓨터에 접속하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서귀포경찰서는 이번 1억원대 보이스피싱 사기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이의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낯선 전화를 받고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은행에 가서 현금자동지급기를 조작하는 등 개인정보를 말해주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한다.
특히 피해를 당했다고 의심이 든다면 즉시 112 신고 또는 가까운 경찰관서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직접 해당은행 콜센터로 연락 후 지급정지를 시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금융당국과 112신고센터간 각 은행 콜센터 전용라인을 구축했다.
복잡한 지급정지 절차를 생략시켜 지급정지 소요시간이 크게 단축시킴으로써 피해자가 손쉽게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만일 전화금융사기에 속아서 돈을 입금했을 경우, 사기범이 송금 받은 금액을 계좌에서 인출되기 전에 지급정지가 이뤄져야 하므로 112로 신속히 신고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허탈하다. 직장다니면서 평생 모아야 할돈을 한방에 빼앗겼네요....그런 놈은 꼭 잡아서 중형에 처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