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청 마크 왜 있어?"...교육청 "오해불러 죄송"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제학력갖추기 평가' 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일부 반영됐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진 교육청의 태도가 또 다시 '설전'을 불러 일으켰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이석문 의원은 20일 제289회 임시회 안건 심사에서 제학력평가 예산 삭감 및 부활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당시 '제주특별자치도 초등교장협의회'가 가졌던 기자회견을 문제 삼았다.
제주도 초등교장협의회는 지난 14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학력갖추기 예산 삭감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배포했다.
도의회 교육위는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제학력평가 예산으로 올라왔던 1억9144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 평가를 시행하지 말라는 엄포 차원의 삭감이었다.
이에 초등교장협의회는 "제학력평가 예산이 전액 삭감된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예결위원회는 도내 10만 학부모들의 염원과 염려를 감안해 반드시 전액 부활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이 기자회견문이 제주도교육청에서 평소 배포하는 보도자료 형식에 담겨 기자들에게 배포됐다는 점.
기자회견문에는 '보도자료'라는 이름으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마크가 표시돼 있었다. 자료 문의처는 언론 홍보를 담당하는 공보감사담당관실로 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석문 의원은 제학력평가 예산을 부활시키기 위해 교육청이 초등교장협의회의 기자회견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특히 "기자회견문 중 '학부모는 극히 일부의 편향된 교육이념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의회의 결정에 심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구절은 색깔론과 다름 없다"며 "평상시 교육청 관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인 것이냐"고 추궁했다.
또 "가장 큰 병폐인 색깔론까지 제기했는데 교육청은 추후 조치나, 계획도 없이 변명만 하고 있다"며 "초등교장협 회장이 교육청 고위 관료였기 때문에 교육청이 이를 묵인, 방조, 방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이러한 자료가 제주도교육청 보도자료 형식에 담겨야 하는 것이냐? 초등교장협의회장이 교육청 고위 간부였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병호 공보감사담당관은 "그 자료는 초등교장협의회에서 직접 가져온 것으로, 교육청 홈페이지에 탑재돼 있는 홍보매뉴얼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며 교육청이 개입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그렇다면 기자회견문 자료 문의처에서 '공보감사담당관'이라는 표시를 뺏어야 했다"며 목소리 높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창근 교육국장이 해명에 나서 "기자회견문은 언론보도를 보고 초등교장협의회가 의견을 모아서 쓴 것"이라며 "그들은 기자회견 후에 교육청 간부와 만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대익 위원장은 "'자료 문의'라는 표시가 붙어서 배포될 때는 공보감사담당관의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적어도 자료 말미에 '교육청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고 적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윤두호 의원도 "보도자료 양식을 다른 단체에서 사용할 때는 '자료 문의처'에서 공보감사담당관을 빼고 해당 단체명을 기입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계속된 추궁에 조한신 행정국장은 "앞으로 마크나 자료 문의처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띌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이 의원이 제기한 '색깔론' 의혹에 대해서는 "묵인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김병호 담당관도 "오해를 불러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 서식을 이용시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이날 설전은 일단락 됐다.
한편 제학력평가 예산은 초등학교를 제외하고 중학교에 대해서만 시행할 수 있도록 1억9144만원 가운데 8000만원만 반영됐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