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지위 이용한 협박"...교수 "불성실한 학생 계도차원"
전문직 인력을 양성해 높은 취직률을 자랑하는 제주지역 모 대학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한 학생이 재학기간 중 교수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진 문제다.
자신을 해당 대학의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재학생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2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속한 A학과 학생들이 교수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재학기간을 떠올리며 느낀건 온갖 구박과 욕, 핍박을 들은 것 밖에 없어서 씁쓸하다"며 "저는 졸업하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지만 후배들을 생각하니 너무 불쌍하고 막막해서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A학과의 교수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을 몰아세우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했다면서 몇가지 사례를 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는 "이번학기 수업을 맡은 B교수는 기말고사 점수를 모의고사 점수로 대체하겠다고 했다"며 "3년내내 갖은 협박을 받았던 학생들은 말대꾸할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교수님의 계획대로 따라야했다"고 말했다.
국가고시를 준비해야 하는 해당 학과는 일주일에 한번이상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이 모의고사 성적을 그대로 성적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모의고사를 치르지 못한 학생은 기말고사 점수가 반영되지 않아 F학점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김씨는 "이후 B교수는 기말고사 점수를 받지 못한 학생들을 모아놓고 한 학점당 3만원의 계절학기 비용을 지불하면 F학점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다른 과목에서도 F학점을 받은 학생들에게 돈을 지불하면 F학점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며 "당시 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학교를 가는 마지막날이었는데, 두 시간안에 꼭 현금으로 내야한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학생들은 부당한 대우에 화가났지만 F학점을 받으면 졸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돈을 마련했다.
그렇게 걷힌 돈 150만원은 학과기금이라는 명목으로 1년 후배인 재학생들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교수는 학생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가 소문을 내면 국가고시에 합격해도 부정행위로 면허증을 못받게 한다는 각서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직접 당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이 같은 상황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아직도 이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지만 우리는 힘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돈 받은것을 합리화시키려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각서까지 쓰게했는데, 솔직히 그 상황에서 각서를 안 쓸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학생들은 3년간 협박만 받으면서 완전 세뇌됐다"고 토로했다.
일주일 가량 지난후에 걷혔던 돈은 다시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김씨는 "돈을 돌려줄 것이라면 진작 설명을 해주던가 말 한마디 없이 그냥 돌려주면 좋구나 하고 받을거라 생각했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는 "또 B교수는 툭하면 '쓰레기와 같은 너희들을 우리가 받아준 것이다', '이런 학교에 멍청한 너네들 데리고 온걸 고맙게 생각해라'라고 말해왔다"며 "교수라는 사람이 학생들을 학점을 가지고 협박하는 존재인가?"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B교수 "학과방침 악용한 불성실한 학생들 계도차원"
이같은 학생의 주장에 대해 해당 학교의 B교수는 "다소 무리수가 있었지만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을 계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B교수는 "졸업을 앞둔 3학년은 F학점을 맞을 경우 졸업을 하지 못하니 가급적이면 F학점을 면하게 해주자는게 학과의 방침"이라며 "그렇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일부 학생들은 시험을 제대로 보지않고, 레포트도 제출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숱하게 학생들을 얼르고 달래왔지만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방법을 생각한 것이 금전적인 부담을 주는게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나마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게끔 하려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B교수는 "만약 학점을 볼모로 돈을 받았다면 정말 큰 문제겠지만, 실상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을 낸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줬다"고 말했다.
돈을 돌려줄 것이면 진작 설명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돈을 걷어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워주려는 당초 목적이 사라지는 것인데 어떻게 미리 말을 하겠나"라고 항변했다.
모의고사로 시험 성적을 대체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과목이 국가고시 시험이 아니다보니 기말고사 일정과 국가고시 일정이 겹쳐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는 했다"며 "그나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설명했다.
B교수는 "문제를 제기한 학생의 경우도 성실히 수업에 임했더라면 이 같이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학생들을 생각한 부분이었지만,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