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억 출자여력 기업찾기 '끙끙'...출자금 조정 불가피할 듯
제주의 화산암반수와 청정환경에서 생산된 맥주보리(백호)를 이용한 가칭 '제주맥주' 사업이 내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나, 민간사업자(사업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제주맥주 사업 투자의향을 밝힌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제안서를 공모한 결과 4개 업체에서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도외기업에서는 롯데칠성에서 44%(166억원), A사 44%(166억원), C사 3%(11억원), 그리고 제주도내에서는 6개 법인 컨소시엄으로 3.97%(15억원)의 지분율로 사업참가 의향을 보였다.
이중 실제 사업신청서를 제출한 업체는 롯데칠성 한 곳이다.
하지만 롯데칠성는 도내기업 참여 의무비율(26%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모지침 요건에 맞지 않아 부적격 처리됐다.
B사의 경우에도 제주도내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해 사업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된 것이다.
#도내 기업 지분율 확보가 문제...98억원 출자여력 기업 찾기 어려워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도내기업 지분율 확보' 때문이었다.
이번 공모지침에서는 사업신청자는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2개 이상의 법인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하는 한편,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출자자 중에는 제주도내 기업 지분율의 합을 26% 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즉, 공모에 참여하려면 도외기업의 경우 해당기업의 지분율은 44% 이하로 확보하면 되지만, 컨소시엄형태로 해 제주도내 기업 지분율 26%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번 공모에서 롯데칠성을 비롯한 도외기업 3개사가 도내 지분확보에 실패했다.
제주자치도는 1단계 총사업비 377억원 중 제주특별자치도에서 25%인 94억원, 도내 소재기업에서 26%인 98억원, 도외기업에서 44%인 166억원, 그리고 도민주 공모로 5%인 19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도외 기업의 경우 공모에 참여하려면 26% 지분율에 해당하는 98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제주 기업을 찾아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제주 기업 중 98억원의 출자금 여력이 있는 업체를 찾기란 정말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공모에서 구좌, 김녕, 대정 등 제주의 6개 지역농협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참여의향을 보였으나, 출자금 합이 3.97%인 15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자격미달인 것이다.
김근형 제주특별자치도 물산업 담당 사무관은 "사실 제주의 열악한 기업상황에서 98억원이란 돈을 출자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공모 한다고 기업확보 될까?...궤도수정 불가피
그런데 이번 공모 무산으로 다음에 다시 재공모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출자계획으로는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내기업 출자지분에 대한 궤도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지분율이 25% 이하로 정해진 상황에서 도내 기업 지분율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지분율 구성이 제주도와 제주 기업을 합해 '51%'선을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 기업지분을 낮출 경우 5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도외 기업에 잠식당할 우려가 있어 최소 26%로 정하고 있다.
제주도가 최초 제주항공에 25%를 출자했으나 이후 증자 등을 하지 않으면서 현재 4.5% 수준으로 잠식당하면서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 사례가 상당부분 의식된 것이기도 하다.
물론 도민 공모주에서 '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 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단 제주도 출자지분과 도내 기업지분을 정확히 확보하면서 51%를 유지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지켜야 할 '51%' 지분율...대안 찾을 수 있을까
그럼, 51%를 유지시키면서 도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하며, 1단계 출자금 액수를 낮추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1단계 총 출자액이 377억원인데, 이를 200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서 도내기업의 출자금 액수 역시 낮게 설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당장의 묘안으로는 그럴듯하나, 이후에가 문제다.
최초 지분율은 계획대로 유지된다 하더라도, 이후 증자를 할 경우 도내 참여기업이 추가출자할 여력이 없을 경우 또다시 지분을 잠식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주도는 또다른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다.
김천우 제주도 수출진흥본부장은 "제주의 기업들이 7∼8년 후에나 원금 회수가 가능한 사업에 거액을 투자할 여력이 없어 참여를 꺼리고 있다"며 "문제점을 분석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사업자 선정에 있어 '도내 기업지분' 확보의 문제를 놓고 제주도가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내년 1-2월 중 출자법인을 설립해 준비에 들어간 후 2013년 4월까지 제주맥주 공장 및 플랜트 설치공사를 한 뒤, 7월 제주맥주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맥주 생산량은 1단계에서는 연 1만5000㎘ 규모, 2단계에서는 연 3만㎘ 규모로 각각 설정됐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