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고, 사심 버리세요"...'측근라인' 붕괴 시발점?
최종 발표되기 전까지,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국장급 라인의 인사사항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뚜껑이 열리자, 공직사회가 깜짝 놀라고 크게 술렁거렸다.
11일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의 상반기 정기인사(5급 이상)의 발령사항은 그만큼 파격적이고 이례적이었다.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진 것은 물론이고, 핵심 국장급 라인에 있어서도 파격적으로 기용됐다.
5급 이상 169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인사의 특징은 국장급 라인의 대폭적인 물갈이, 전임 도정의 핵심간부의 기용 및 배려, 신상필벌의 인사로 요약될 수 있다.



우 지사는 "이번에 왜 인사를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얘기를 하지 않겠으나, 1년여 동안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기본이 잘 돼야 되겠다. 사회가 바르게 돼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도정을 맡아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공직사회가 기본이 너무 흐트러져 있다는 것"이라며 업무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심(私心)'에 대해 지적했다.
우 지사는 "청렴의 의무는 공무원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지까지도 같은 자세로 유지돼야 한다"며 "친절, 공정, 청렴, 품위유지의 의무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을 앞세우고 사익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으로 우 지사 자신도 '사심없이 일하겠으니, 간부공무원들도 사심을 철저히 버리고 일에 매진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자기 부서에서 맡은 일, 자기 부서가 도민을 위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고심해서 결정한 정책 결정은 간단없이 중단없이 일을 추진하고,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혼자 피해 나간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며 "이러한 공무원의 의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자신에게 한번 반문해 보라"고 주문했다.
우 지사는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구체적인 업무성과를 냈는지, 이것을 스스로 돌아보라"고 거듭 주문했다.
우 지사는 "앞으로 국장, 과장 근무평정을 하는 책임자는 주무계장이니까, 이 사람은 좀 오래됐으니까 해서 근무평정을 잘 주거나 안주거나 하면 안된다"고 말한 후, "저는 (그동안 인사를 하면서) 무슨 일을 했는지 성과를 적어서 가져와라. 참고하겠다. 그 성과가 거짓이라면 오히려 자리를 낮춰서 보직을 주겠다 했다"고 피력했다.
즉, 이번 국장급 인사에서도 업무성과가 없으면서도 있는 것처럼 포장하거나 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줬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우 지사는 "이러한 업무성과에 따른 근무평정을 하지 않으면 (인사)평이 희안해질 수 있다"며 "제가 더 이상 강조하지 않겠으나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앞으로 하위직에 대한 근무평정에 있어서도 어떤 성과가 있는지를 기록해서 해 나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혹 자신은 그런 성과를 낼 수 없는 자리에 가 있기 때문에 못낸다고 어필한다면, 그런 자리는 없어져야 할 자리"라며 "어떤 자리에 앉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아이디어를 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앞으로 이러한 점에 주안점을 두고 인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노트 속에는 여러분에게 직접 얘기는 안했지만 이번 인사를 할 때 어느 부서의 어느 국장은 잘한게 뭐고, 못한게 뭔지, 다 적혀져 있다"며 "일의 성과를 갖고 보고를 해야지, 정실을 갖고 얘기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우 지사의 이날 발언은 한마디로 자신의 능력을 일로서 보여주고, 그 업무성과에 따라 인사를 해나갈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간부공무원들에게 정말 사심없이 일을 해 나가는 기본을 지킬 것과 함께 성과 중심의 '일'로서 도정운영을 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파격적 인사가 '측근라인'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민선 5기 도정 출범 당시에는 측근라인을 중심으로 해 1년6개월을 운영해 왔으나, 업무 장악력이나 현안대처능력에 미흡한 점이 잇따라 노출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중반부의 국장급 라인은 전면 쇄신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시각이다.
설령 측근라인의 간부라 하더라도 업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가차없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오는 하반기 인사 때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6개월만에 또다시 교체되는 국장들이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장급 라인에 새롭게 등용돼 임명장을 받은 간부공무원들이 기쁨과 동시에 긴장을 하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