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중심 민군복합항은 껍데기...매립면허 취소하고 전면 재조사"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을 비롯한 78명의 인사가 7일 우근민 제주지사에게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항 계획은 허구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공유수면 매립공사 중지명령 및 매립면허 취소 등의 조치를 한 후, 제주해군기지 공사와 관련해 예비타당조사 부터 전면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강우일 주교를 비롯해 78명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공동명의 호소문을 채택하고, 이날 오후 5시께 제주도에 전달했다.
호소문에는 도법 스님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방송인 김미화씨, 300일간 크레인 고공 투쟁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최근 국토해양부의 무역항 지정, 그리고 국방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 등의 시행령 입법예고 논란과 관련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허구성을 강조했다.
특히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해군 주도의 시뮬레이션이나, '무역항 지정' 등으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는 크루즈 항만구역에 대해서조차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항만출입허가권을 관할 부대장이 행사한다고 함으로써 민군복합항은 껍데기요 실제로는 철저히 군항위주로 건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항과 군항이 공존하는 항구가 아니라 군항 중심의 항구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금은 항만 관제권과 관리권을 이양받는다는 식의 조삼모사식 처방에 제주도와 강정마을 주민의 미래를 의지할 것이 아니라, 당초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전제가 되었던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15만톤 크루즈 입출입 시뮬레이션 등 해군기지 건설의 근본 전제가 되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객관적인 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 강정마을에 건설되는 기지는 항공모함 선회에 필요한 규격으로 설계된 것이 명확하고, 15만톤 크루즈 선박이 기항하는 민항기능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15만톤 크루즈 선박이 정박할 민항 구상은 당초 정부가 도민들에게 제안한 것이지만, 정부 스스로도 현실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이 이미 드러나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후,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당초 제주도가 승인한 공유수면 매립작업 중단을 지시할 사유로 충분하고 나아가 공유수면 매립 면허자체를 취소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면허취소를 촉구했다.
또 "공사중지 명령은 지금 현장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시급하다"며 주민들에게 대한 무차별적인 연행 및 반인권적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착공된 이래 정부와 해군은 조삼모사식 임기응변으로 일관해 왔다"면서 "정부와 해군의 무성의한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지사로서 해군기지사업을 둘러싼 허다한 문제점과 모순점에 정면으로 마주해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용기와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호소문은 강동균 회장 등 강정마을회 대표자들이 우근민 제주지사에게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도청 현관 앞에서 출입을 가로막는 바람에 제주도 관계관을 통해 건네졌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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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우근민 제주도지사에게 드리는 호소문 우근민 제주도지사께,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해결을 위해 애쓰시는 우근민 지사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인근의 절대보전지역 해제나 천연기념물 442호인 강정앞바다에 대한 형상변경 허가 역시 편법과 변칙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하와이, 괌, 수빅 등 대다수 해군기지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피해에 비추어 볼 때, 강정마을과 범섬 인근의 천혜의 자원 환경에 해군기지 건설이 미칠 심각한 환경적 피해가 과소평가되었음이 명백합니다. 더구나 지난해 국회에서 지적된 이래,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건설하겠다는 정부와 해군의 약속이 사실상 실현되기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근민 지사께서 지난 3월, 공사중지 명령을 예고하고 일종의 배수진을 치지 않을 수 없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근민 지사님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해군은 이러저러한 미봉책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해왔고, 실질적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할 의지도 실질적인 구상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해군 주도의 시뮬레이션이나, ‘무역항 지정’ 등으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제주해군기지의 크루즈 항만구역에 대해서조차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항만출입허가권을 관할 부대장이 행사한다고 함으로써 민군복합항은 껍데기요 실제로는 철저히 군항위주로 건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강정마을에 건설되는 기지는 항공모함 선회에 필요한 규격으로 설계된 것이 명확하고, 15만톤 크루즈 선박이 기항하는 민항기능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음이 틀림없습니다. 15만톤 크루즈 선박이 정박할 민항 구상은 당초 정부가 도민들에게 제안한 것이지만, 정부 스스로도 현실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이 이미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당초 제주도가 승인한 공유수면 매립작업 중단을 지시할 사유로 충분하고 나아가 공유수면 매립 면허자체를 취소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우근민 지사님, 수많은 국책사업이 부실사업으로 전락하여 주민들과 자치단체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국책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사탕발림으로 뻥튀기 수요예측과 부실한 타당성 조사가 그 원인입니다. 완공 이후에 후회한들 이미 파괴된 자연환경과 주민 공동체의 피해, 그리고 자치단체가 져야할 경제적 손실과 부담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항만 관제권과 관리권을 이양 받는다는 식의 조삼모사식 처방에 제주도와 강정마을 주민의 미래를 의지할 것이 아니라, 당초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전제가 되었던 예비다탕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15만톤 크루즈 입출입 시뮬레이션 등 해군기지 건설의 근본 전제가 되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객관적인 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해야 할 때입니다. 강정앞바다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제주도민 대다수가 우려하는 군항을 건설하면서 제주도민들과 강정주민들이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가 과연 무엇인지, 그것은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제대로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공사중지 명령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우근민 도지사님, 공사중지 명령은 지금 현장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시급합니다. 주민동의 없는 공사강행으로 마을공동체는 파괴되었고, 해군기지 공사강행에 평화롭게 저항해온 주민들과 일방통행식 공사강행으로 맞서는 해군과 경찰의 갈등으로 인해 2010년 공사착공 이래 무려 500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특히 구럼비 바위 발파가 강행된 올해에만 250명 이상이 연행되었습니다. 경찰은 아예 제주해군기지 인근 주요거점에 대해서는 집회 자체를 금지함으로써 계엄령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우근민 지사께서 부당하게 고통당하는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에 응하여 공사중지 조치를 결단해 주시기를 다시금 호소합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구럼비 발파와 매립 공사가 아니라 강정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실태조사입니다. 우근민 지사님, 제주도지사로써 해군기지사업을 둘러싼 허다한 문제점과 모순점에 정면으로 마주하여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용기와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2012년 5월 7일 강우일(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 이상 78명(가나다 순)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공사중지명령 내리고 처음부터 다시 원점 재검토하는게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