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임태희 "강정에 이런 기가막힌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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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임태희 "강정에 이런 기가막힌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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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강정마을 주민 간담회, "처음 알았다...사과말씀 드린다"
"정부에 정확히 보고하겠다"...주민들 "우리가 왜 종북좌파냐?"

여당 대선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소용돌이에 휩싸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임 전 실장은 26일 오후 1시20분 강정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주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는 임 전 실장의 입장 보다는 지역주민들의 하소연을 전해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마을회관에 들어서 주민들과 가볍게 악수를 나눈 임 전 실장은 주민들이 준비한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진행상황을 다룬 동영상을 함께 본 후, 고권일 제주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으로부터 왜 반대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들었다.

이어 강동균 회장과 참석한 주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울분과 '섭섭함'도 적지않게 들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간담회 막바지에 입을 연 임 전 실장은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답답하다"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러한 상황을 정부부처에 정확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놀라움을 표한 것은 제주해군기지 강정입지 선정과정에서 '편법적인 주민총회'가 있었다는 설명과, 정부와 해군이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강정 주민들과 공식 설명회 자리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문제, 또 일련의 절차적 문제, 그리고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을 향해 '종북좌파'라는 색깔론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말을 들은 직후 나온 것이다.

대통령실장 재임당시엔 정부 부처로부터 이런 문제를 전혀 보고받지 못해 알지 못했었다고 말한 그는 "사실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 중재해 풀었고, 그 문제가 풀리자 '희망버스'가 강정마을로 간다는 말을 듣고 자칫 강정마을도 한진중공업 같은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간담회를 갖고 보니) 해군 참모총장이나 국방부장관 등 주무부서 장으로서의 책임과 고민이 있어야 하고, 여기(강정마을에) 와서 말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 말씀을 듣고보니 이런 기가 막힌 일들에 대해 마음이 정말 많이 상하셨겠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직에서 물러나 있지만 오늘 단순히 말씀을 듣고 정부부처에 전달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겠다"면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후속논의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강정마을의 실상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줄 수 없느냐는 한 주민의 요청에, "실제 정책 담당자들은 모두 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보고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차라리 정부가 국가 미래를 위해 국가안보상 해군기지가 꼭 필요하니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면서 대신 강정주민들이 받게 되는 고통에 대해선 치유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겠다라는 식의 설득이 필요했는데, 이런 절차가 생략된 듯 하다"고 말했다.

또 "해군이 왜 (강정주민들로 하여금) 믿지 못하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피력한 후, '종북좌파' 색깔론 매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주민들 호소에 대해서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헌법을 준수하고 그렇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달랬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사과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오늘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은 잘 메모해둔 만큼 정부부처에 분명히 전달해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백지화와 같은 이행하지 못할 약속은 이 자리에서 하지 않겠다. 대신 필요하다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왜 종북좌파라 몰아세우나?...주민 목소리 청와대 들어갔겠나?"

앞서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강정 주민들의 호소에서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부당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강동균 회장은 "국책사업이란 것이 나라가 잘 살게 하고,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군의 임무에 있어서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해군기지를 보면 마치 국가안보를 빙자해 국민을 탄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책사업은 국민들에게 이해를 시키고 충분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국책사업, 지금 해군기지와 같은 국책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강정에 해군기지를 하려는 것은 입지적 여건부터 전혀 맞지 않다"며 "특히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강정주민들을 종북 좌파로 몰아가는 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는데, 우리 주민들도 엄연히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희들은 국가안보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사업을 빙자한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국책사업이라면 왜 지난 5년간 정부와 해군이 이 사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주민들에게 설명을 단 한번도 안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과연 청와대에 이러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해군의 보고만 올라갔을 것인데, 이건 대국민 사기극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강정마을에서는 사촌간에도 할아버지 제사를 같이 지내지 못할 만큼 공동체가 산산조각 파괴돼 버렸다"고 현 상황을 설명한 후, "차라리 해군기지라고 솔직히 말하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호도하면서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재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 일시 중단하고, 정말 입지가 맞는지 재검토해달라"

주민들의 원성이 이어지던 중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이 "주민들이 주장하는 이런 내용이 청와대에 보고돼 대통령 실장 시절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임태희 전 실장은 "부처 단위로 이뤄진 일은 청와대에서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동균 회장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는데,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공사를 일시중단하고, 이곳이 정말 입지가 맞는지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도 속은 것...도지사가 정치생명과 제주도를 바꿔버렸다"

주민들의 볼멘소리도 잇따라 터져나왔다.

한 주민은 "여당 인사가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최초 강정마을 입지선정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정부도 당시 김태환 도지사에게 속은 것"이라며 "위미 등에서 극렬하게 반대하니 물러나 있다가, 바로 강정 입지 결정을 13일만에 해치웠다"고 말했다.

또 "입지를 결정하면서 설명회 한번 안해보고 노인들은 한라수목원에 데려가서 참석 못하도록 하고, 해녀들을 불러놓아 결정해 버린 것"이라며 "그러니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강동균 회장은 "김태환 도지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되니, 정치생명과 제주도를 바꿔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좌파세력이라 하면서, 좌파세력 있는 곳에 왜 항구짓나?"

강정 주민들을 향해 '종북 좌파' 색깔론 공세가 계속되는 것에 대한 '억울함'도 잇따랐다.

한 주민은 "우리를 종북좌파로 몰고가는 데 저도 국민의 의무를 성실하게 다하고 있고, 육군병장으로 제대하면서 군복무도 모두 마친 사람들"이라며 "우리 강정주민들은 모두 선량한 국민들인데 어째서 종북좌파라고 하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다른 주민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냐"면서 "민주적으로 해군기지 절차가 이뤄졌다면 애시당초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를 좌파세력이라고 한다면, 좌파세력이 있는 곳에 항구(제주해군기지) 만들어도 되나"라고 반문하며,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 말에 임 전 실장은 좌파세력이 있는 곳에 항구를 만들어도 되느냐는 말에 동의를 표했다.

또 한 주민은 "비서실장 시절 오지 않다가 이제서야 방문한 것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한다"면서 "그 당시 노력했다면, 새누리당이 이 문제에 귀를 기울여 노력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좌파니 종북이니, 우파니 하는 이 말 우리는 잘 모른다"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제주에 와서 감귤만큼 해군기지를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해군의 주장처럼 아직 공사 그렇게 진전되지 않았다"며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후, "국가권력이 강정마을 주민 천여명을 설득 못시킨다면 말이 되느냐"며 주민 공감대 형성부터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강정은 전과자 마을 돼 버렸다...올레7코스엔 철조망이..."

주민들의 하소연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한 주민은 "해군은 강정주민 80%가 찬성한다. 농지를 절대 강제수용 안하겠다 등등 많은 거짓말을 해왔다"고 사례를 설명한 후, "그렇게 해놓고 결국 농지도 강제수용했다"며 분개해 했다.

또다른 한 준민은 "2010년 이후에만 연행자가 400-500명에 이르고, 그 이전인 2007년 이후까지 모두 합하면 강정마을 주민 모두가 전과자인 것처럼 전과자 마을이 돼 버렸다"면서 공권력의 과도한 대응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저는 농사를 짓고 있는데 경찰서에 두번이나 가서 조사를 받았다"면서 "더욱이 제가 농사를 짓는데 쓰는 차량은 경찰에 압류된지 두달이 됐는데,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흥분하며, "경찰은 자기네가 하면 모두 적법하다고 하고, 주민들이 하면 모두 불법이라고 우겨대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한 여성 주민은 "강정마을 해안은 올레7코스로 매우 유명한데, 지금은 펜스와 철조망이 쳐지면서 올레코스에서 아예 제외돼 버렸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임태희 전 실장은 이러한 주민들의 얘기가 이어지는 동안 시종 묵묵히 들으며 간간히 동의를 표했고,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주장이라는 듯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간담회를 마치면서 나가면서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다시 꼭 찾아오겠고, 오늘 전해들은 얘기를 정부에 꼭 전달해 후속조치를 모색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임 전 실장이 돌아간 후 주민들은 처음 방문한 여권 대선주자의 방문이 나름대로 의미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당자 눈앞에 닥친 공사강행의 현실에 대해서는 답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임태희 전 실장에게 해군기지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한 주민이 임태희 전 실장에게 해군기지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간담회를 마치고 마을회관을 빠져나가면서 강동균 마을회장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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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 2012-05-26 19:47:10 | 112.***.***.52
기대반 우려반이다. 생생한 주민들이 목소리를 듣고같으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