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발파공사로 지하수맥 타격" vs 제주도 "맛 봤더니 바닷물"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최근 서귀포시 강정 구럼비 암반 발파공사가 진행됐던 강정항 동쪽 케이슨 제작장 주변에서 지하수로 보이는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 물의 '정체'와 관련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논란은 9일에 이어 10일 발파공사가 진행됐던 케이슨 작업장 부근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침사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주민들은 지난 3월 이후 계속된 구럼비 암반 발파로 인해 지하수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데 따라 지하수가 다량으로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속한 정밀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의 고권일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10일 오전 10시께 강정항 방파제를 통해 공사현장에 접근해 현장을 확인하고, "케이슨 작업장 주변을 뚝을 쌓았는데, 그 사이에 거대한 파이프 관로가 설치됐고, 그 관로를 통해 물은 쉴새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물의 정체는 '지하수'라는 주장이다.
그는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면서 지하수맥을 터트린 결과로 보인다"면서 "먼 발치에서 보더라도 물이 콸콸 나오는데, 이제 제주도당국은 즉각적으로 공사를 중단시키고 지하수 정밀조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는 이곳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나왔었다. 발파공사가 시작되자 마자 강정 앞바다에는 흙탕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회색빛으로 변했었다.
9일과 10일 이틀간 확인된 물은 '맑은 물'이었다.
고 위원장은 "발파작업 후 암반 밑 지하수에 토사가 유입돼 흙탕물로 유출되었고,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포클레인 공사가 이뤄지면서 혼탁한 물이 바다로 유출됐던 것인데, 최근 포클레인 공사를 하지 않으면서부터는 맑은 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최초에는 발파공사로 인해 토사가 깨진 바위틈으로 지하수에 내려앉으면서 흙탕물이 유출됐으나, 최근 작업이 중단되자 토사가 섞이지 않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발파공사 후 3개월간의 과정을 살펴볼 때, 발파공사 과정과 포클레인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제기되자 10일 오전 즉각적으로 현장조사에 나섰던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지하수가 아닌 '바닷물'이라고 주장했다. 해군측이 '해명'을 한 것이 아니라 제주도가 대신 해명한 것이다.
제주도는 "시공사측은 만조 때 발파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바위를 넘어온 바닷물과 바위틈을 통해 유입되는 바닷물로 인해 공사가 차질을 빚음에 따라 4대의 펌프를 이용해 바닷물을 침사지로 배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에 강정마을회는 "수긍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정마을회는 제주도의 해명입장에 바로 반박자료를 내고, "오늘 도정이 수자원공사 직원을 현장에 파견한 것은 매우 신속한 대응이었으나 아니한 것만 못했다"고 비난했다.
강정마을회는 "현장관계자에게 파도가 넘쳐서 바닷물이 고인 것을 빼는 중이라는 말만 믿고 물의 맛을 보더니 바닷물이라며 결론을 내고 돌아갔다"면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태도로마, 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떠맡아 그만둘 핑계를 대는 어린 아이같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케이슨 작업장의 바닥은 해수면보다 아래로 지하수가 나온다면 당연히 해수가 섞인 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수자원공사 직원은 수질조사라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 "담수와 해수의 비율이라도 알아내서 공사관계자 말대로 파도에 의해 유입된 물인지 지하수였는지를 확인했어야 했다"며 "확인절차라는 것이 고작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 혀로 맛본 것 뿐이라면 서귀포시민의 젓줄 관리가 공무원의 손가락과 혀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제주도당국은 지난 3월 해군측의 구럼비 발파공사가 시작된 후 흙탕물 등이 대거 바다로 유출될 때에는 '고였던 물' 혹은 '용출되는 지하수 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바닷물'이란 결론을 내렸는데, 정작 강정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지하수맥 정밀조사는 단 한번도 하지 않으면서 불신만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해군기지가 지어졌을 때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라서
이거 잘못하면 정말 큰일나겠네요. 확실한 조사부터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