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전화투표 요금고지서 언급안해...의구심 여전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캠페인 과정에서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전화요금을 대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근민 제주지사는 20일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해'에서 빚어진 일임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범도민추진위가 제주도로 하여금 전화투표를 하게 한 후 도민성금으로 모금된 기탁금 56억7000만원 중 9억7900만원을 이의 행정전화비 KT로 납부하면서 촉발됐다.
민간이 행정에 업무를 위임하는 부분도 논란이지만, 9억7000만원이 집행된 행정전화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제297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지난해 제주도의 세입세출 예산안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이 통과된 후, 박희수 의장이 '부대의견'에 따라 입장을 표명하라는 요청을 받은 후 입장표명에 나섰다.
사전에 입장표명 요청을 받지 못한 듯, 한차례 정회 후에야 단상에 오른 우 지사는 "오해되는 부분은 해명을 해야 할 것같다"면서 '오해'라는 표현을 썼다.
우 지사는 "(이번 도의회 회기 중에) 문제가 지적됐다고 하니, 관계공무원을 두차례 불러서 '모든 책임은 도지사가 지겠으나, 일하는 과정에서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잘못한 것이 있다면 시인하라'라고 말을 했었고, 얘기를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지사와 담당관 두명에게 사실대로 말해보라고 하자 '거짓이 없다'고 했다"면서 민간 성금으로 행정전화 요금을 대납한 것은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우 지사는 "부지사에게 이 기탁금이 (행정에서 위임받아 전화를 하게 되면) 법률위반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일반 국민이 범도민위원회에 기탁금을 내면서 (전화투표를) 위임한 것을 다시 제주도에 위임하는 '복(複) 위임'이 되는데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임받은 기탁금으로 행정전화에서 7대자연경관 전화투표를 할 때) 전화기 31대가 있었는데, 이 전화기는 기탁금 전화로 사용했다"면서 "다만 요금을 낼 때에는 대표전화번호로 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행정전화로도 요금을 내고, 다시 기탁금으로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해봤는데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최초 범도민추진위에서 전화투표를 위임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서는, "9월초쯤 범도민추진위원회 부만근 위원장께서 기탁금의 전화투표에 대해 계산을 해보신 모양인데, (기탁금을 모두 사용하려면) 하루 6000통 정도의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5000통에서 적게는 4000통 정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7대자연경관 선정발표 시기는 다가오고 하는데 이 기탁금까지 다 쓰지 못한다면 나중에 탈락하고 나면 도민들에게 할말이 없게 된다는 생각에서 환경경제부지사에게 그 뜻을 전달해서 위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우 지사는 이번 도민 성금을 갖고 행정전화를 통해 전화투표를 하고, 그 요금은 범도민추진위에서 납부하게 한 이번 일은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행정전화요금 대납'의 논란은 둘째 치더라도 KT가 범도민추진위에 발행한 '납부영수증'에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박희수 의장 "7대자연경관 전화투표, 과정과 절차상 문제"
우 지사의 발언이 끝나자, 박희수 의장은 뭔가 부족함을 느낀 듯 한마디 했다.
박 의장은 "제주해군기지의 가장 큰 문제는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점이었고, 그 때문에 엄청난 갈등의 소용돌이를 몰고 왔다"며 "이번 7대자연경관 전화투표 문제도 그러한 과정과 절차적인 부분이 컸다"고 꼬집었다.
#9억7900만원 납입 KT 영수증 '짜맞춘 듯한' 분위기는 왜?
한편 우 지사가 이날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앞으로도 적지안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행정전화요금 대납과정에서 KT에서 발행한 전화요금 영수증은 마치 짜맞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게 한다.
'수시분 청구서 발행용'이라는 상품명으로 해 발행된 영수증의 내용을 보면 서비스 전화번호는 제주도청 전화인 '710-3955'번으로 돼 있다.
청구된 금액은 8억9000만원의 공급가액에 부가세 8900만원을 더해 9억7900만원에 이르나, 이용기간은 '2011년 10.26-10.26'으로 지난해 10월26일 단 하루만 명시돼 있다.
또 이 고지서의 작성일자도 이용기간과 똑같은 10월26일이다.
더욱이 납부기한은 11월9일까지로 15일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소인직인에는 범도민추진위가 10월26일에 이 거액의 전화요금을 납부한 것으로 돼 있다.
전화 이용기간도 10월26일 하루, 고지서가 발급된 날도 10월26일, 9억7900만원의 거액의 돈을 수납한 날도 10월26일이다.
뒤늦게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KT에서 범도민추진위원회 앞으로 보내온 '전화투표요금 납부 협조' 공문을 제시하며 실제 서비스이용기간 표시가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 공문이 범도민추진위로 보내온 날 역시 '10월26일'이다. 공문에는 사용기간이 '2011. 10. 4 - 10. 24'로 돼 있다. 9억7900만원이란 전화요금이 하루가 아닌 약 20일에 걸쳐 사용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감사원이 이 행정전화요금 대납부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