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객관성 결여"..."투자 유치 오히려 지역경제 악영향"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의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된 가운데,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심의하는 '제주도 투자진흥지구 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정을 견제해야 할 제주도의회나 전문성을 갖춰야 할 제주지역 교수들도 결국 제주도정의 뜻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날선 비판이 함께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은 27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10층 소회의실에서 '투자진흥지구 개선,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라는 주제의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별도의 주제발표 없이 라운딩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강경식 제주자치도의회 의원, 고태호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동욱 제주대 교수, 좌용철 제주의소리 정치부장,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 강경식 의원 "투자진흥지구 제어장치 없어...관리도 엉망"
강경식 의원은 투자진흥지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하나씩 되짚었다.
강 의원은 "34개 지구 중 종합휴양업 10개, 전문휴양업 13개, 관광호텔업 5개 등 관광개발업만 29개 지구에 달하고, 공정율이 50%도 넘지 못하는 사업장이 17개소에 달해 당초 투자 계획에 비한 실행율도 저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계획 대비 공사를 완료하지 않는 문제가 드러남에도 이를 제어할 장치가 없을뿐더러 투자진흥지구에 대한 관리도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강 의원은 "보광제주의 사례에서도 봤듯이 투자진흥지구 제도를 악용해 개발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되팔기 문제가 불거졌어도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투자진흥지구 지정조건의 검토가 필요하고, 투자진흥지구 지정심의 평가기준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의위원회의 전문성 확보와 제주도의회 차원의 견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김동욱 교수 "심의위 제주도 40%-도의회 40%-시민단체 20% 구성돼야"
발언권을 넘겨 받은 김동욱 교수는 심의위원회의 역할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제주도정의 입장은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진흥시키는데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제주도가 투자진흥지구를 결정하는 것은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제주도의회의 견제가 대인이 될 수는 없다"며 "지하수 증량 등의 전례로 봤을때 도의회에서 통과되는 과정은 정치적인 요소가 다분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투자진흥지구 심의위원회의 경우 제주도 관련자 40%와 제주도의회 추천인사 40%, 시민단체 20%로 구성해 사전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제주도에서 사업자를 지정해주고, 제주도에서 규제하는 것도 웃긴 일"이라며 "투자진흥지구 심의위원회의 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투자진흥지구 사업을 대상업종별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고태호 연구원 "투자 유치가 오히려 지역경제 악영향"
고태호 책임연구원은 투자진흥지구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원론적인 비판을 가했다.
고 연구원은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고 있는데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하고 있는 것이 이상해서 분석을 해봤다"며 "그 결과 수요 증가율보다 공급 증가율이 더 높아 관광사업체당 이익증가율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제했다.
즉, 관광객의 증가치보다 관광시설의 증가치가 더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고 연구원은 "문제는 관광사업체가 증가하고 있는데 후발업체들의 대부분은 도외자본에 의해 설립되는 경우가 많고, 규모나 질적인 측면에서 훨씬 크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예를 들어 대형호텔이 들어올 때 100만명의 숙박객을 유치한다고 하는데, 이는 100만명의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기존의 다른 호텔의 숙박객을 뺏는 것"이라며 "결국 파이를 갈라먹는 것인데 마치 증가하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도외자본에 의해 설립된 관광사업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자본이 도외로 유출된다는 것"이라며 "투자진흥유치가 오히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 연구원은 "투자유치가 지역경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과연 세금 감면혜택까지 주면서 투자유치를 해야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좌용철 기자 "문제의식 대동소이...처리결과는 제주도 생각대로"
좌용철 기자는 "롯데시티호텔 등의 지정 과정 등을 보면 투자진흥지구는 사전 심의에 있어서 도지사 우산 속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심의위원회가 잘 세워지고 전문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경관심의위원회나 환경평가위원회 등을 보면 문제의식은 대동소이해도 처리된 결과는 거의 제주도의 생각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름의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의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의회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홍영철 대표 "심의위 객관성 결여, 도의회-교수진 자유롭지 못해"
심의위원회의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은 재차 제기됐다.
홍영철 대표는 "어음리 투자진흥지구와 관련해 얼마전에 심의위원회가 이뤄졌는데, 구성을 보니 제주도에서 40%, 교수진 40%고 시민단체는 저 혼자밖에 없더라"며 "점수를 낮게 줬는데, 평균점은 기준인 800점을 월등히 뛰어넘더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랜드와 중국기업이 제주에 현지법인을 만들어서 시행한다는 이 사업은 사업기간만 20년이 넘는데, 이런 사안을 하루에, 그것도 두 시간만에 결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문성 측면에서 제주도내 교수들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전문가 집단으로 분류돼 교수들이 참여했지만 결국 제주도의 의사가 반영되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제주도의회도 환경영향평가 등의 과정에서 보면 도지사의 우산 아래에 있다. 모든 권한이 도지사에게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하며 "일원화 돼있는 제어장치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최근들어 투자진흥지구와 관련한 논란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개발사업이 부진한 투자진흥지구에 대해서는 지구지정을 해제할 수 있는 방안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관리 이전에 심의과정에서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들이 적극 개진됐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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