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언 교육감-제주교총 등 '한 목소리'..."교권침해 심각"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학부모가 난입해 여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초등교사들을 대표해 제주도 초등교장협의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어쩌다 교단이 이 지경이 됐나"라며 이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학교는 물론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제주교총 등에 이은 입장 표명으로 교육계가 일제히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초등교장협의회는 "학부모가 학교를 신뢰하고, 교사를 존경할 때 우리가 바라는 전인교육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교장들은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며, 교사의 자존감을 상하게 하는 사건들이 교단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교장협의회는 "스승공경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무너지고 있다"며 "판단력이 미숙성한 학생들에 의한 학교폭력도 문제거니와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에 의해 학교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진단했다.
이어 "학교폭력과 일탈행위가 비일비재한 학교의 현실을 모르거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환심을 사려는 일부 교육행정가들에 의해 학생인권 조례의 등장이 일탈행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명백한 교권침해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교육감의 입장에 적극 찬동한다. 교권을 침해하는 일들은 학생들을 위해서도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장에 있었을 1학년 아이들이 처음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 만난 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무너진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그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초등교장들은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학교만이 담당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교육은 사회가 담당해야 한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교권보호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양성언 교육감은 15일 해당학교를 직접 방문해 "교권 침해 사건은 교권 수호뿐만 아니라 교육권 보호를 위해서도 반드시 가해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해당 학교장에게 엄정 수사를 통해 응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경찰에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또 "가해 학부모의 교실 무단 침입, 폭행, 폭언, 공무집행 방해 등에 대한 범죄 사실을 철저히 파악한 후, 본청 상근 변호사 및 고문 변호사의 법률지원을 받아 그에 상응하는 법적 대응을 강력하게 취하라"고 시달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원단체총연합회(제주교총)도 같은날 입장을 내고 "이번 사건은 교사의 교육권을 심대하게 침해했다"면서 "국회는 교총과 학교현장이 요구하는 '교권보호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사의 책무인 학생 생활 지도권과 권위가 점차 약화되어 가뜩이나 담임기피현상 및 명예퇴직 급증 현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행이 용인된다면, 교실붕괴 및 교권추락과 교원사기 저하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수사에 착수한 제주동부경찰서는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조만간 해당 학부모(40)에 대해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 충격받은 교사와 학생들...당시 어떤 일이?
해당학교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1일 오전 2교시 체육수업이 끝나고 한 여자 어린이가 화장실에 가던 중 실수로 바지에 소변을 누게 됐다.
이에 담임인 A교사(여)는 그 어린이의 어머니인 B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갈아입을 옷을 갖고 와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30분후 쯤인 3교시 수업이 진행되던 중, B씨는 교실문을 갑자기 열고 들어와 "네가 우리 딸 오줌 싸게 했지?"라며 다짜고짜 A교사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폭력을 가했다.
당시 교실에는 1학년 어린이들이 그대로 지켜보고 있었으나, 이 학부모의 폭력적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A씨가 크게 흥분해하며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자 곧바로 학년부장 교사(여)가 달려와 이를 만류했다. 그러나 B씨는 이번에는 학년부장 교사에게도 달려들어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다.
15분 정도 B씨의 격한 행동이 계속될 때 어린이들은 크게 놀라며 이 광경을 그대로 지켜봤다. 어린이들은 울부짖었고, 순식간에 교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급기야 교장이 와서 "이것은 명백한 교권침해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형사고발할 수도 있다"면서 강력히 경고하자, 그때서야 상황은 조금 누그러졌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B씨는 교사들에게 뒤늦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폭행을 당한 이 여교사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현재 병가 중이다. 교사들은 물론, 상황을 지켜본 1학년 어린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학교는 발칵 뒤집혔다.
폭력을 행사한 B씨는 이번 사건에 앞서 교사가 자신의 딸에게 급식시간에 자신의 딸에게 밥을 남기지 말라고 했거나, 숙제를 하라고 한 내용까지도 일일이 시비를 걸며 "내 딸 일에 상관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었다고 학교측은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