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과실여부 상관없이?...법원 '무죄' 판결받는다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앞으로 공금 횡령이나 유용은 물론,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의 경우에도 금액이 300만원 이상이면 무조건 '중징계' 의결키로 했다.
그러나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이 징계의결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적지않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0일자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도 지방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23일까지 의견수렴을 받은 후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내용을 보면 앞으로는 공금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이 300만원 이상일 경우 징계 요구권자는 비위정도,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중징계 의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규칙에는 공금 횡령.유용 사건의 경우 비위정도, 고의.과실 여부에 따라 징계양정을 정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앞으로는 '고의.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중징계 처분을 하겠다는 의미다.
제주도는 이 규칙개정의 제안설명에서 "공직기강 및 회계질서 확립을 위해 공무원의 공금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에 대해서 금액을 기준으로 강화된 징계기준을 마련, 비위행위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고의성이나 과실 여부를 감안하지 않고 금액을 기준으로 해 '300만원' 이상이면 파면이나 해임 등의 중징계 처분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입법예고안은 지난 제주도교육청의 징계양정 개정 내용과 같은 취지로, '억울한 공무원'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명백한 공금횡령이나 유용, 그리고 고의성이 명확한 업무상 배임혐의는 중징계 처분이 마땅하다 하더라도, 고의성이 약한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까지도 중징계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금횡령이나 유용, 업무상 배임이 적발될 경우 고의나 과실유무에 따라 징계권자가 징계수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어, 고액 사건도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경징계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비고의성 업무상 배임까지 중징계에 처한다면 공무원들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면서 '몸 사리기' 행정풍토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은 법리상으로도 과실이나 고의성 여부가 매우 중하게 판단되는 혐의인 만큼, 만약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올 경우 행정적 징계처분과 법원 판결이 서로 상충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난해 읍면에서 발생한 명백한 고의의 횡령사건에 대해서도 경징계로 해서 끝냈던 행정당국이 이번에 급작스럽게 징계양정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나서면서, '무리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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