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역구 챙기기 등 아쉬워...제대로운 견제역할 해야"
박희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5일 '사실 뒤에 가려진 진실'이라는 화두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회적으로 도의회 자성론을 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린 제308회 정례회 개회사에서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시몬과 페로라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본회의장 화면을 통해 사형수인 아버지가 처형되는 날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되자 딸이 젖을 먹이는 모습의 그림을 보여주며, "외설스럽거나 추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나,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뒤에 담겨져 있는 것이 진실일 것"이라며 "나이든 노인이 젊은 아낙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것은 보기에도 흉측스럽고 바람직하지 않는 모습의 사실이나, 그러나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성은 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과 교육청, 도의회가 이제 임기 3년이 지나고 1년이 남은 시점의 얘기를 여기에 대입했다.
박 의장은 "우리 도의회와 제주도정, 교육행정이 지난 3년간 해온 일들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사실과 진실 그 어느 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남은 1년을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민들은 당장은 사실에 충실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 뒤에 가려진 진실을 알게 되고 그에 맞는 평가를 할 것"이라며 "도민들의 심판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남은 임기를 맞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는 도민들께서 선택해 주셨기에 이 자리에 있다"며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3년 전 선거에 임하던 도민과 자신에 대한 다짐을 되새기며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9대 도의회의 '민생의회'와 소통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음을 강조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점을 피력했다.
박 의장은 "해군기지 문제가 도민들의 뜻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서는 ‘지역구 챙기기’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지역구에 급급해서 큰 틀에서의 제주도의 미래 발전을 담아내는 정책개발에 소홀한 점은 없는지, 인사권을 비롯한 일부 사안에 대하여는 도정과 의정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 등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의정활동이 지역구를 우선시하는데 맞춰지면서 제주도정의 미래에 대한 문제는 소홀히 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박 의장은 "무엇보다도 22년 역사의 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며 도민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고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제대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반문 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의회 자성론을 강하게 폈다.
그는 "그러한 통렬한 반성과 더불어 우리 앞에는 신공항 건설과 4·3 완전해결, 강정문제 해결, FTA에 따른 1차 산업 경쟁력 확보 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 모두가 제주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볼 때, 어떤 일이 있어도 새 정부의 공약이행을 끝까지 관철시키는데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제9대 도의회는 남은 1년, 지역의 발전과 도민이 이익을 우선하되, 도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대의기관의 역할을 다하고자 의회다운 의회의 위상정립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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