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직선제' 찬성 86%,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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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직선제' 찬성 86%,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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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행정체제 개편 여론조사, 신뢰성 논란 제기되는 이유
3천명 표본 중 '내용 모른다' 51%...그래도 '찍어라'?

제주 행정체제 개편 권고안으로 제시된 '시장직선.의회 미구성안'(행정시장 직선제)의 최종 정책결정을 위해 실시된 도민 여론조사 결과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조사설계 및 방법적인 측면에서 타당성 및 신뢰성에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지역 신문3사(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에 의뢰해 이뤄졌다.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에서 실시했다.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진행된 조사는 만 19세 이상 제주도민 3000명을 표본으로 했는데, 조사 결과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권고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86.9%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의견은 14.1%로 조사됐다.
 
이 조사결과만 놓고 그대로 해석한다면 제주도민 대부분이 이 시장직선제에 압도적이고 절대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성별, 연령층, 직업층에 상관없이, 심지어 '행정시장 직선제'가 뭔지도 모르겠다는 응답자에서까지 절대적인 찬성의견이 나왔다.
 
◇ 인지도 조사 결과, '모른다' 51%...어떻게 해석해야?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의아스러운 점들이 나타난다.
 
첫번째, 행정시장 직선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인지도 조사에서, '모른다'는 응답이 절반을 조금 넘는 50.7%에 달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알고 있다'는 응답은 49.3%에 불과했다.
 
이는 아직 도민사회에서 '행정시장 직선제' 개념에 대한 홍보조차 크게 미흡했로, 공감대 형성이 덜 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찬성입장이 86%로 절대적인 쏠림이 나왔지만, 응답자 중 절반이 내용이 뭔지 모르면서 '묻지마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모르고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89.9%가 '찬성' 의견을 표했다.

반대하는 14.1%(423건)의 응답자에서는 반대이유로 '완전한 기초자치제가 부활되지 않아서'(38.7%), '임명제+행정시장 권한강화'(22.2%), '현행 임명제가 좋아서'(21.4%), '잘 모르겠다'(17.%)의 이유를 들었다.
 
◇ 아리송한 응답문항...무조건 '찬성/반대' 중 찍어라?
 
두번째, 행정시장 직선제 찬반의견을 묻는 부분에서 응답문항을 '1) 찬성한다 2) 반대한다'로 한정시켰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외에 나타날 수 있는 변인인 '모름/무응답'은 최초 질문지 설계에서는 포함됐으나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배척됐다.
 
즉, 실제 조사에서는 '찬성/반대'만을 갖고 했다는 것이다.
 
결과보고서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 찬반에 대한 태도유보층('모르겠다')는 유효표본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전화조사를 마친 뒤 코딩과정에서 배척시킨 것인지, 아니면 통계결과 찬성률의 포인트를 높이기 위해 최종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제외시킨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당국도 이 부분에 대해 명쾌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찬성과 반대 응답항목만 적시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 조사 설명 편향성, 오로지 '시장 직선제'만 유도?
 
세번째, 질문지 구성에 있어 인지도와 찬반의견을 묻기에 앞서 조사자의 설명 부분의 편향성 논란이다.
 
본 질문에 앞서 응답자에게 들려주는 사전 설명 내용은 이렇다.
 
'현재 행정시장인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고 있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부터는 행정시장은 주민이 직접 뽑고, 기초의회(시의회)는 두지 않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응답자로 하여금 오로지 '행정시장 직선제' 하나에 대해서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로 이어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체제개편위에서 대안으로 검토됐던 '기초자치단체 부활'과 '행정시장 직선제' 등의 내용에 대해 모두 설명한 후 이 중 '행정시장 직선제'가 권고안으로 제시됐다는 보다 객관적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종전 검토됐던 사항에 대한 부연설명이 모두 생략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등으로 인해 이번 조사결과는 전체적으로 도민사회 분위기는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찬성의견이 우세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데 나름대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나, 타당성과 신뢰성 면에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 조사는 무작위 전화번호 추출방(RDD)으로 지역별.성별.연령별 인구비례 할당을 해 표본이 선정돼 전화조사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1.79% 포인트다. 응답률은 22.3%.
 
◇ 새누리-민주당도 "신뢰성 문제"...제주도당국은 '꽁무니'
 
문제는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정치권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크게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박희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과 강지용 새누리당 제주도당 위원장,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4일 낮 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많은 도민들이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여론조사의 방법과 절차, 그 내용 등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의회는 물론 새누리당과 민주당 도당 위원장들이 신뢰성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앞으로 이 조사결과 자료가 정부에 제출되더라도 중앙정치권에서 조차 협조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케 한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당국은 최종 정책결정을 다음주 월요일인 9일쯤으로 늦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행정체제추진단까지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당국은 조사결과를 직접 브리핑 조차 하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압도적 찬성률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음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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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2013-09-06 09:36:14 | 211.***.***.28
그래도 이런 여론조사는 양반이다. 특별자치도 한답시고 혁신안이니 점진안이니 할때 도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폐지되는 줄 인지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