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협상 문제가 비화...본질 전도됐다"
연일 뉴스의 중심에 있는 오경생 서귀포의료원장.
민선 5기 제주도정 출범 후 원장에 취임한 후, 지난달 제주특별자치도가 1년간 '연임' 결정을 내리면서 의료원 노조와 서귀포시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5일 시민사회단체는 제주지법에 '서귀포의료원장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이제 이 문제는 법적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연일 제주도청 앞에서는 공모시행을 촉구하는 피켓시위가 전개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오경생 원장 또한 '좌불안석'이다.
오 원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개별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하다 최근 <헤드라인제주>와 인터뷰를 갖고, 일련의 논란사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오 원장은 "저도 사실 할말이 많다"면서 입을 열었다.
◇ "단체교섭 문제가 발단...본질 전도"
그는 먼저 이번 논란이 불거지게 된 배경과 관련해, 현재 제기되는 '공모절차'의 당위성이나, '의료전문성'의 적격성 문제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논란의 촉발 배경이 현재 의료원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하는 쟁점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원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공모절차를 밟지 않고 '연임' 결정을 한 것은 관련규정을 위반한 위법한 것이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의료인을 원장에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의사 인건비 과다지급의 원인을 해결하고 직원들의 임금체불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원장을 공모를 통해 인선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그의 연임을 결정한 제주자치도는 "오는 10월 서귀포의료원의 신축 이전 및 11월에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2월에 개원 예정인 제주권역 재활병원 개원 등 업무의 연속성 때문에 연임을 결정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현행 지방의료원 법률에서는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을 들며, 규정위반이 결코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원장 공모시행에 대해 5일 청원심사를 한 제주도의회도 가타부타 입장은 내놓지 않고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검토할 것'이라는 주문만 제시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오 원장은 '공모절차의 적법성' 등을 떠나 이번 문제의 배경은 '노조와의 단체교섭'이 발단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어쨌든 문제의 발단은 노조와 단체교섭 중 많은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어 협상이 지연돼 왔는데, 이것으로 인해 촉발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제의 '본질'이 전도됐다는 주장이다.
오 원장은 "제가 원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노조측 입장에서는 득이 될게 없어 보이니까 이런 저런 명분찾기를 하다 결국 '연임반대'로 들고 나온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 "원장은 정치적 자리 아냐...한때 물러날 생각도 했었다"
자신이 연임과 관련해, 제주도로부터 '사전 귀띔'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연임쪽으로 간다는 말도 사실 노조측 관계자로부터 들어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이 '연임설'이 흘러나올 무렵에는 자신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서귀포의료원장 자리라는 것이 '정치적인 자리'도 아니고 365일 현안이 있어서 피곤한 자리이다. 병원 업무상 한밤 중에도 응급환자도 많고, 때로는 응급실에서 취객 소란 등,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원장이 안나와 볼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장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매력있는 자리가 아니다. 저는 원장에 취임한 후 차량도 반납했고, 저의 임금도 동결시키고, 수당도 반납하는 등 의료원 회생을 위해 고통분담에 가장 먼저 앞장 섰다"며 "그러나 직원들에 대해서는 5.8%, 2.8% 등 3년 동안 호봉승급 등 18.9%를 인상했다"고 피력했다.
오 원장은 "그래서 제가 노조측에 '할 말'을 다 할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사실 저는 노조 문제 때문에 너무 힘들어 원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말을 도청 국장이나 과장에게 얘기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 "이젠 물러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
현 시점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오 원장은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자진퇴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유는 노조 교섭단체에서 촉발됐지만, '공모절차' 적법성 논란 이슈로 등장한데다,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되는 상황 때문이라고 했다.
오 원장은 결론적으로 "노조가 시작한 연임반대 투쟁에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합류하면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된 것"이라며, "이번 투쟁은 나를 겨냥한 것이 아닌 우근민 도정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물러나는 것은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이 되고, '공모절차 위법성'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물러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저의 연임이 병원 신축 이전과 재활병원 추진을 위해 명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그만둘 명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우 지사의 내년 선거를 위해 연임됐다는 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료원장 하면서 무슨 '표'가 있겠느냐"며 정치적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당면한 병원 신축 이전과 재활병원 추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서홍동 출신인 오 원장은 제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 등을 거친 후 공직에서 물러나 있다가 민선 5기 출범 후 서귀포의료원장에 첫 임명됐고, 이번에 1년 임기로 연임됐다.
노조측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모시행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오 원장이 어떤 해법으로 얽히고 설킨 문제를 풀어나갈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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