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땐 "선심성" 질타...계수조정땐 '원칙'도 포기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선심성'이라고 호통을 쳐 온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계수조정에서는 오히려 대규모 선심성 퍼주기식 '증액 잔치'를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주자치도가 제출한 예산안 심의를 마무리하고 계수조정을 통해 총 47억1736만원을 삭감해, 이를 민간지원금으로 대거 증액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그러나 행자위는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민간보조금 등이 대거 편성된 것을 놓고 '선심성'이라고 호대게 질책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수조정 때에는 지역구 의원별 '나눠갖기' 식 배분 편성을 해 스스로 원칙을 저 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도정이 편성한 예산안에 손질을 가해 원칙을 바로 세우기 보다는 오히려 '누더기 예산'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삭감된 예산항목은 3페이지 분량, 반면에 도의회가 신규 편성을 포함해 증액한 예산항목은 무려 15페이지 분량에 이른다.
삭감한 예산 47억원을 갖고 '증액 잔치'를 벌인 것이다.
◇ 법정전출금...건강검진비도 삭감...'증액예산' 확보를 위한 '희생양'?
삭감된 예산에서는 '법정전출금'은 공무원들의 건강검진비 항목까지 손을 댄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된 예산 내용을 보면, 제주시 삼화지구내 초.중학교가 2015년 신설에 따라 내년 7월까지 납부해야 할 학교토지매입비 중 제주자치도가 부담해야 할 2차 중도금 35억원 중 무려 12억원을 삭감했다.
왜 삭감했는지에 대해서는 예산안 심의 때는 물론, 계수조정 과정에서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 예산은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학교용지 매입시에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각 50%씩 부담하도록 규정된데 따른 법정전출금이다.
제주자치도는 교육청과 LH공사와의 계약내용에 따라 총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하고, 2014년 7월까지 45억원을, 그리고 2015년 1월까지 잔액을 완납하기로 돼 있다.
내년 7월에 납부할 45억원 본예산에는 35억원이, 이달 중 편성되는 제2회 추경안에서는 10억원을 편성함으로써 차질없이 납부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도의회가 이에대한 구체적인 이유 설명도 없이 10억원을 삭감함으로써 2차 중도금 지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약정된 기한까지 중도금을 제대로 못하면 납부지연에 따른 손해금을 물어야 한다.
삭감된 예산 중에는 무기계약직 건강검진비 1억원 중 5000만원, 공무원 건강검진비 5억8400만원 중 1억700만원도 삭감됐다.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할 검진비까지 삭감한 이유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게 설명하지 않았다.
또 제주발전연구원 출연금 26억원 중 3억원, 세정담당관실의 토지매입비 23억원 중 1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효율성 측면에서 논란이 일었던 중국어과정 위탁교육비는 3억원 중 1억원을 감액하고, 중국어과정 배낭연수비 8000만원은 전액 삭감했다.
정작 도의회가 과다편성됐다고 지적했던 민간경상보조금 내지 '선심성'으로 분류된 예산 중에서는 눈에 띄는 삭감항목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삭감된 47억원은 '증액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해 손질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큰 덩어리 예산들...동네방네 퍼주기로 모두 소진
문제는 삭감한 예산을 갖고, '지역구 챙기기'로 소진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증액된 예산을 보면 43개 읍.면.동 어느 곳 할 것 없이 소규모 행사나 마을행사, 시설사업 등에 대거 편성됐다.
마을 경로잔치 지원, 경로당 기능보강, 부녀회 일일장터 지원, 복지회관 시설 보강, 자율방법대 행사 지원, 노인회 사업 지원, 동지역 주민편의시설 설치, 체육대회 지원 등 민간경상보조금 등에 대거 증액했다.
증액된 예산 중 민간지원금 대부분은 기존 예산에는 없던 '신규 편성'이어서 논란을 더욱 크게 한다.
학교용지 매입예산이나 출연금 등 큰 덩어리 예산을 잘라낸 후, 소모성 내지 선심성 경비에 증액해 버린 것이다.
제주도정에 민간지원금 대거 편성을 이유로 선심성 예산이라고 지적해왔던 도의회는 행정자치위원회의 낯뜨거운 '지역구 나눠갖기' 계수조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복지안전위원회 계수조정에서도 사회복지 예산 중 52억원을 삭감한 후, 이를 또다른 민간지원 사업 등에 소액배분하는 형태의 증액 편성을 해 논란을 사고 있다.
상임위원회별 예산안 심의를 마무리한 도의회는 5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의에 들어간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내년도 예산안 계수조정 결과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정론직필 실천하는 공정한 언론임을 보여주는것
같아 후련하네요
시급히 필요한 예산을 감액시켜서
의원님들 증액한 내용을 보니 도민의 혈세를 가지고
엉터리 사업에 물쓰듯 펑펑쓰는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