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근무환경'...돌봄교실 강사는 어떤 생각?
상태바
거꾸로 가는 '근무환경'...돌봄교실 강사는 어떤 생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돌봄강사가 전하는 '돌봄교실' 현실

저는 초등 돌봄강사 000입니다.

제가 7년 가까이 초등돌봄 강사를 하면서 느껴왔던 것에 대해 두서없이 몇 자 적어봅니다.

매일 출근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학교에 도착하면 씁쓸함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게 현실입니다.

내가 이 아이들과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아이들과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나의 마음을 이렇게 착잡하게 하는 건 고용불안, 턱없는 급여, 열악한 근무조건 등이겠지요.

제주지역에 근무하고 계시는 모든 돌봄강사들의 마음이기도 하구요. 기본적인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돌봄강사들의 바램은 이런 것들일 것입니다.

◇ 주 15시간미만의 초단시간 근로 조건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는 돌봄교실이 두 반으로 되어있습니다.
•월, 화, 목은 14시~17시 까지 근무하고 수, 금은 두 반이 번갈아 2시간만 근무합니다.
•수요일은 1~2시까지 놀이 미술 강사
•금요일은 1시~2시까지 전래놀이 강사
•월, 화, 목은 1~2시까지 현직교사
이렇다 보니 아이들과 부모님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자꾸 이동을 하다보면 관리가 소홀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 돌봄강사의 정확한 소속과 신분을 명확히 하고 이에 맞는 명칭 및 대우가 필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처럼
•돌봄은 방과후 소속이 아니니 방과후 학교 연찬회에 참여할 수 없다.
•탐라교육원 사이버 강의를 받아야 한다고 할 때는 방과후학교이니 받아야 된다고 한다.
•우수강사 인증 신청은 방과후 학교 강사만 할 수 있으며, 돌봄 강사는 대상이 아니므로 참여할 수 없다고 한다.
•돌봄도 방과후이니 공개수업은 연 2회 해야 하며, 평가서는 연 4회 제출하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일관성 없는 대우에 너무 슬퍼집니다.

◇ 조리시설 미흡한 요리활동

•조리시설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 돌봄교실에서 요리활동을 월 4회 내지 5회 하고 있습니다. 말이 요리활동이지 그냥 요리를 해서 먹이는 것에 불과하고 개인 조리기구도 없고 가열기구도 재대로 된 것이 없이 조리해야하며 늘 긴장 속에서 25명이 넘은 학생들과 요리하고, 아이들 안전도 돌봐야 하고 중간 중간 학원이며 각 방과후 학교 참여해야 할 곳에 시간 맞춰 보내야 하고 숙제도 봐주어야 하며 설거지, 청소 ... 등 정신이 쏙 빠지는 상황입니다. 돌봄강사는 음식조리에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추가 근무 시간에 대한 근무 수당 지급의 필요

•국경일, 개교기념일, 명절, 태풍, 폭설로 인한 휴업 시에는 반드시 주중에 그 시간만큼 근무하여 14시간을 채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방과후 강사도 아니고 현직교사도 아닌 저희가 왜 근무 시간을 채워야 합니까? 모든 돌봄강사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초과 근무 시간을 지급해주는 것도 아니고 이건 분명 횡포입니다.

◇ 대체 인력 확보 필요

•학기 초가 되면 보통 30명 넘게 돌봄교실을 신청합니다. 2학기쯤에는 보통 25명정도 되는 학생들을 돌보며 특수아동, ADHD학생 까지 돌봄강사 한 명으로는 너무도 힘이 듭니다. 보조 인력을 확보하거나 학생정원을 정확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수 시스템 마련

방과후 학교 연찬회, 사이버 강사 연수 등을 받고 있지만 몇 년째 연수를 받으며 느끼게 된 것은 초등 돌봄은 돌봄교실 취지에 맞는 개별적인 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돌봄교실 우수강사를 추천하여 다른 지방 연수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통일된 업무 매뉴얼, 동일 근무시간, 동일 급여 지급 필요

돌봄강사들은 방과후(돌봄) 담당교사가 바뀔 때마다 근무 조건, 급여 등이 달라지게 되어 혼란스럽습니다. 학교별 편차 없이 통일된 매뉴얼, 근무 조건, 급여 등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 돌봄강사들도 방학이 필요합니다.

1년 내내 방학(휴무)도 없이 계속 근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1년에 2회 3~5일 정도는 쉬며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4대 보험 가입 필요

초단시간 15시간 미만인 경우 2년 이상 근무해도 무기계약 전환이 안 되고 고용보험에도 제외되며 퇴직금도 받을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근무하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산재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과연 이런 불안 속에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돌봄교사들은 각종 노동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돌봄 교사들을 위한 4대 보험 가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돌봄교실 운영비(사업비)는 돌봄교실에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돌봄교실 운영비에 대한 투명한 오픈이 필요하며 다른 방과후 교실 학습재료비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반드시 돌봄교실 운영비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토요돌봄 강사의 너무 낮은 임금

일반적으로 토요일에 근무하는 방과후 강사들은 시간당 2만 5천원에서 3만원 더러는 4만원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돌봄 강사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지요. 엄연히 교사 자격증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1만 5천원의 현저히 낮은 저임금을 받고 있다.

이는 너무 부당한 처우라고 생각합니다. 토요근무는 주중의 배 이상의 임금을 받아야 하지 않을 까요? 동일 학교 근무도 아니고 이동하는 시간, 수업 준비, 학습 자료 구입 등 개별적인 업무가 됩니다. 이에 맞는 차별화된 임금이 지급되어야 합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며 그동안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려 하다 보니 두서없이 나열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헤드라인제주>

*이 글은 초등학교 돌봄교실 강사가 보내온 글로, 초등돌봄 강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알리기 위해 작성되었다고 전해왔습니다. 글의 내용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달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돌봄강사 2013-12-18 17:49:02 | 203.***.***.126
저도 돌봄강사입니다...돌봄을 확대하는 추세인데....근무조건이 열악하다보니...유능한 교사들이나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경력도 많은 교사보다....인터넷강의로 보육교사 자격증만 소지한 강사, 무자격강사들이 돌봄에 근무하면서 교육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돌봄강사 처우를 개선하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제주도 교육청은 돌봄교실에 관심도 없고 거꾸로 가는 정책을 한다

미야쓰 2013-12-16 18:55:08 | 203.***.***.126
공감합니다.
저도 돌봄강사로 5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용불안을 느끼며 재계약 때문에 부당한 처우임에도 말한마디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학교에선 야간 돌봄도 하고 있지만 낮 돌봄이나 야간 돌봄이나 똑같은 주 14시간 근무를 하고 똑같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불합리합니다. 야간 수당이라는 것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