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직원들 "티오 없는 승진 임용권 무슨 필요?"
정부가 앞으로 시.도의회 의장에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히자, 정작 인사권 독립을 요구해 온 의회 내부에서 술렁거림이 일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14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2014년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올해 지방의회에 대해서는 시.도의회 의장에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안행부는 그동안은 의회 사무처직원에 대한 임명권이 지자체장에게 있었으나, 앞으로는 사무 직원의 승진, 전보 등 인사권이 의회의장에게 주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행부의 이 입장은 지난해 전국 시.도의회가 인사권 독립을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이를 일부 수용하는 것으로 전향한 것이다.
의장에게 승진과 전보 등의 인사권을 부여키로 한데 따른 세부추진계획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어쨌든 큰 틀에서 앞으로 의회 사무처 직원의 승진과 전보인사권은 전적으로 의장이 행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다른 시.도의회와는 달리 현재 사무처장에게는 사무처 내 직원의 전보권, 의장에게는 별정직과 계약직 등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다.
사무처 일반직 직원의 승진이나 채용권한은 도지사에 있다.
그러나 이번 안행부의 방침이 연내 실행될 경우 제9대 후반기 의회 출범 후 최대 쟁점이 됐던 '인사권' 논란은 일단 의회의 요구대로 수용되는 쪽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의회는 2012년 하반기 논란이 불거질 당시 승진 후보자 명부작성 등 임용관련 권한 일체 위임, 정원 책정권 등 조직권 담보, 4급 전문위원의 자체 채용 등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막상 인사권이 도의회 의장에게 주어진다는 발표가 이뤄지자 의회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술렁거림이 커지고 있다.
독립기관인 의회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인사권 독립'은 모양새가 좋다고 할 수 있으나, 사무처 직원이 의회직 공무원이 아닌 일반직 공무원으로 이뤄진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사권 부여'가 인사를 더욱 힘들게 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의회 자체적으로 일반직공무원의 승진후보자 명부를 작성한다 하더라도 승진요인이 없을 경우 장기간 한직에 머물러야 하는 일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현재 도의회 사무처의 경우 서기관(4급)은 담당관 3명, 전문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의회의 요구에 의해 최근 전문위원 자리가 빌 경우에는 개방형 직위의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즉, 외부에서 채용하면서 정작 내부 직원의 승진의 길은 좁아진 것이다.
또 앞으로 의장에게 승진권이 주어지더라도 의회직렬로 재구성하거나 조직을 확대편성하지 않는 한 승진요인이 없어 허울뿐인 권한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년퇴임 등의 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승진임용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사무처 간부공무원은 "그동안 지방의회에서 인사권 독립에 관한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사무처 직원들의 생각과 괴리가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며 "근무평정 명부를 별도 작성하면서 의회 자체적인 승진임용을 하도록 한다면, 승진요인이 생겨날리 만무한 의회에 누가 근무하려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직원은 "안행부에서 어떤 복안으로 인사권 부여를 결정했는지 모르겠지만, 현 시스템에서 권한만 주어지는 형태로 된다면 대다수 직원들은 의회에 머물러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대 의회 후반기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인사권 독립이 막상 의회 요구대로 현실화되려는 길목에서, 사무처 직원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이의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