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의원 격려 잇따라..."FTA대응 도민사회 힘 모아달라"
허창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FTA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중FTA협상에서 제주1차산업 11대 품목의 양허제외를 강력히 촉구하며 7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중FTA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허 위원장은 감귤 등 11개 품목 양허 제외를 요구하며, 도민사회의 의지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1층 로비에 급히 마련된 농성장은 열악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에 스티로폼 블록을 깔고 얇은 담요를 덮어놓은 정도다.
조그맣게 마련된 간이 탁자에는 한중FTA관련 소식을 담은 프린트물들이 놓여있었다.
단식농성 소식을 듣고 지인들과 농민단체 관계자 등이 잇따라 허 위원장을 찾았지만, 쉬이 웃음을 보이지는 못했다.
'산전수전' 겪어 온 농민단체 출신이라지만, 의원으로서 다시 바닥에 나앉기는 쉽지 않았을 터.
허 위원장은 단식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잘 아시다시피 제주도 전체 조수입의 17%가 1차산업이에요. 여기에 감귤 운송업체나 비료업체 등을 포함하면 전체 GRDP의 30%를 넘는, 제주산업 전체의 3분의 1이 1차산업 아니겠냐는 겁니다."
이날 FTA특위가 발표한 2013년도 한중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은 1458억 달러, 수입은 83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628억 달러다. 문제는 이중 농산물 수출은 끽해야 12억 달러로 전체 수출에 0.8%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농산물 수입은 47억 달러로 전체 수입에 5.6%에 달한다.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중국산 농산물이 대거 유입돼 국내 농업인들의 타격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1차산업의 비중이 더욱 큰 제주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허 위원장은 FTA대응특위 부위원장인 강경식 의원(무소속)과 함께 지난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실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와 긴급 면담을 갖고 감귤 등 11개 품목 양허제외 등의 내용을 담은 제주도민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그러나,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는 정도의 의례적인 답변 밖에는 들을 수 없었고, 이는 단식농성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 됐다.
허 위원장으로서는 코 앞에 다가온 한중FTA 체결에 맞서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던 셈이다.
한창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건강에 무리가 될 수 있다며 주위에서는 끝까지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허 위원장은 "행정감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중FTA가 제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의원으로서 관망할 수 없었다"고 단언했다.
허 위원장은 "오늘은 혼자 진행하지만, 내일부터는 부위원장인 강경식 의원도 참여키로 했다. 위성곤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FTA특위 차원이 아닌 농수축경제위원회도 함께 참여해야겠다더라"고 말했다.
그외 동료 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허 위원장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날 공식적으로 단식이 시작된 낮 12시에는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새누리당)을 비롯해 박원철(새정치민주연합), 강연호(새누리당), 하민철(새누리당), 좌남수(새정치민주연합), 신관홍(새누리당) 의원이 농성장을 찾아 허 위원장을 격려했다.
특히 구 의장은 "의회가 의회다운 역할을 맡는 것이다.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힘을 내달라"며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따로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단식은 오는 11일이나 12일쯤에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중FTA 완전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터라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허 위원장은 "한중FTA 타결이 되지 않으면 굳이 농성을 할 이유가 없어지겠지만, 만약 타결이 되면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한다. 뭔가 새로운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기간 중에 허 위원장은 오후 9시까지 농성장을 지킨다. 이 시간안에 찾아오는 도민들의 의견을 여과 없이 듣겠다는 계획이다.
허 위원장은 "우선 도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도록 하겠다. 도민사회의 힘을 모으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