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허명의 단어 전락...'이벤트 정치' 비판목소리 경청하라"
"지난 1년간 '이벤트 정치', '엘리트 정치'를 해온 것 아니냐."
"'서울 언론'과의 협치는 존재했지만 제주도민과의 진정한 협치는 있었나?"
출범 1년을 맞은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평가는 냉혹했다.
22일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한 '시민사회가 본 민선 6기 1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첫번째 순서로 '원희룡 도정 1년, 제주는 안녕한가요?'라는 주제로 열린 원 도정 1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분야별 주제발표에 나선 시민운동 활동가들은 원 도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쓴소리를 쏟아냈다.


분야별 평가는 △개발, 생태환경분야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경제정책분야 좌광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농업 등 일차산업분야 김정임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 회장 △교통분야 송규진 제주교통연구소장 △여성정책분야 김영순 제주여민회 공동대표 △장애인정책분야 이응범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팀장 △자치분야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맡아 발표했다.
자치분야 평가토론 주제발표를 한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집행위원장은 원 도정의 출범 화두이자 핵심아이콘으로 제시한 협치(協治)와 관련해, "개점휴업 협치, 어디로 갔나?"라며 서두부터 크게 힐책했다.
그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후보는 '협치'를 정책 코드로 내세웠고, 7월 1일 취임식에서도 '협치 도지사'를 선언하며 수평적인 권력을 내세우면서 도민사회에 새로운 기대감을 형성시켰으나, 이후 이 새로운 단어 협치는 큰 조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취임 후에는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협치'를 원 도정을 상징하는 '검색어 1위' 언어가 되기도 했고, 읍면동 사무소를 비롯한 행정관서를 비롯해 마을회관에 도정 운영 방침 제1순위로 '협치'가 명문화된 액자가 내걸렸다"며 "그러나 이러한 상징체계에도 불구하고 '협치 정책실' 논란, '협치위원회 조례' 무산, '협치예산 논란' 등과 함께 협치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상대후보의 인수위원장 영입, 전직 시민단체 대표 출신의 제주시장 임명 등 협치적 흐름이 있었지만 공론화 없는 '깜짝쇼', 진영논리에 익숙했던 정치권과의 협의 부족이라는 비판도 있었다"며 "특히 각종 인사에 있어서 전 김태환 도정 세력, 우근민 도지사 측근 인사, MB정부 인사까지 등용되면서 새로운 협치가 아니라 구 시대의 세력과의 '인사협치'로 비판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서울 언론'과의 협치는 존재했지만 진정한 제주도민과의 협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또한 협치의 가장 큰 파트너인 도의회와 예산을 매개로 갈등국면을 조성하고 의회를 적으로 규정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하반기 내내 갈등이 지속화됐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원희룡 지사가 승자가 됐지만 도민사회에는 둘 다 패자가 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강 위원장은 "2014년 연말을 기점으로 '협치' 단어는 사라지는 과정을 밝았으며 2015년 '협치'라는 단어는 원희룡 도정의 실질적인 내용에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 '허명의 단어'로 전락했다"며 "최근 원희룡 도정이 발표하는 감귤정책, 제주신항, 영리병원 등 주요 정책 이슈들은 '통치' 또는 '불통' 정책이라는 말까지 회자가 될 정도로 협치는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 "해군기지 진상조사 약속했으나...강정 갈등해결 요원"
그는 원 도정 출범 후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강정마을 갈등문제 해결이나 영리병원 문제, 감귤 및 농지정책 등 세부 분야별 평가에 있어서도 갈등 문제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그는 "원희룡 지사는 진상규명 조사을 통한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약속했고, 이러한 과정을 위해 원 지사는 강정마을을 전격 방문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관련 조례를 추진하려고 시도하는 노력이 있었다"며 "그러나 강정 마을 한복판 군관사 건설과 관련해 원희룡 지사는 마을 밖 이전을 추진하며 해법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올해 1월 해군에 의한 군관사 공사 행정대집행이 강행됐지만 원 도정은 사실상 수수방관하면서 갈등해결의 해법을 더 이상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군관사 건축허가가 원 지사 임기 중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무적으로 정책적으로 과연 해결할 의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말 해군기지 공사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마을회, 제주범대위, 전국대책회의 등 3000일 투쟁을 기점으로 한 평화대행진을 개최하는 등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갈등 해결은 현재로서는 요원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영리병원, 감귤정책, 제주신항...갈등원인은 '소통부재'"
영리병원 문제에 대한 원 도정의 행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 녹지그룹이 신청한 영리병원 설립승인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하면서 이 문제는 새로운 원 도정 임기 내의 갈등 사안으로 부상했다"며 "영리병원 문제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 국내 보건의료 체계의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밖에 없어 앞으로 이와 관련한 갈등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귤정책은 사전 체계적인 논의 없이 '깜짝 쇼' 하듯 발표하면서 도의회 및 농업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절차적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제주시 탑동 해상을 대단위로 매립해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제주신항 정책'에 대해 갈등과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로는 '소통 부재'를 그 원인으로 찾았다.
강 위원장은 "원 지사는 신항과 관련해서 '신의 한수'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도청 일부 고위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23일 2차 공청회 관련해서 객관성을 버리고 찬성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 사회단체장을 회유하는 등 '협치'와 '소통'과는 거리가 멀게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일부 매립 면적 축소 등으로 정책의 일부 변화가 있긴 하지만 여전한 대규모 매립에 따른 환경파괴 논란, 공공자원의 민간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벤트 정치, 엘리트 정치는 이제 그만...서울 아닌 제주에서의 리더십을"
이어 민선 6기 도정의 자치분야 과제로는 우선 '협치 정책의 복원'을 주문했다.
강 위원장은 "이미지 중심, 무늬만 '협치'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아닌 소위 도지사의 독점적 권한을 나누고 도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매개로 한 협치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는 도지사가 독점하고 있는 인사, 조직,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협치로의 권한 공유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햇다.
또 "정책기조의 변화는 물론 도민들의 체감할 수 있고 제주사회의 운영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모델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중국자본, 해군기지, 영리병원, 농지정책, 감귤정책, 제주신항에 신공항 문제 등 갈등이슈에 대한 합리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갈등 이슈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이나 해결이 제시되지 못한다면 원희룡 도정의 남은 3년 임기는 순항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원희룡 도정의 1년을 앞두고 나타나는 단어는 긍정적 단어보다 부정적 단어가 압도하고 있는데, 실제 JTBC 5월 정례여론조사 등에서도 지지율의 50% 밑으로 하락하고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0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 이슈에대한 합리적 해결을 조속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리더십, 정책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원 지사가 지난 1년간 이벤트 정치, 엘리트 정치를 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도정의 견제자이지만 동반자이기도 한 도의회를 무시하는 태도가 지속될 경우 원 지사의 정치적 리더쉽은 협치나 포용이 아닌 갈등과 대결의 리더쉽으로 고착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따라서 원 지사는 '서울의 시선'이 아닌 '제주도민의 시선'으로 한 리더쉽을 새롭게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원희룡 지사의 정책적 색깔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중국자본 문제, 카지노 추진 문제, 영리병원 문제, 중산간 보전 문제 1년간의 정책결정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책적 기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데, 원 지사가 내세운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에 대한 정책적 호감도가 높은 만큼 이를 정책적 기조로 해서 분야별로 정책들을 실천해 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24일 오후 4시에는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하고 전교조 제주지부 주관으로 이석문 교육감 1년 평가와 과제, '제주의 아이들은 행복한가요?' 토론회가 열린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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