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계초등학교와 대정중학교에 '故 강철수 장학금'이 동시에 마련됐다. 향후 10년 간 재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할 수 있는 총 3000만원대의 장학금이다.
이 장학금을 기탁한 것은 기업도, 단체도 아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서 양파농사을 짓고 있는 고창희 할머니(92).
고 할머니는 지난 13일 딸과 사위의 손을 잡고 사계초와 대정중을 방문해 각각 1000만원과 20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어린 나이에 먼저 하늘로 간 아들 강철수씨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서였다.
고 할머니는 두 학교를 지나칠 때마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중학교 졸업 직후 세상을 떠난 아들이 그렇게 그리웠다고 했다. 부푼 꿈을 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들에게 잘 해주지 못했던 기억만 떠올랐을 그였다.
그렇게 고 할머니는 생전 아들에게 미처 해주지 못한 걸 저 아이들에게 해주겠다고 결심해 뙤약볕 아래 양파농사를 지으며 매일 한푼 두푼을 모아 왔다. 그렇게 모인 쌈짓돈이 3000만원에 달했다.
모처럼 아들의 모교인 사계초와 대정중을 찾은 고 할머니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들 이름으로 장학금을 잘 써 달라"는 부탁만 전할 뿐이었다.
이 같은 고 할머니의 뜻에 두 학교들도 앞으로 10년 간 학교생활에 모범적이고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故 강철수 장학금'을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고 할머니의 마음이 담긴 학교발전기금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소중하게 쓰여질 예정"이라며, "고 할머니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