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엄격 적용'→ 2회 인사 '혼용'→ 3회 '전면 철회'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 2년에 즈음해 단행된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출범 초기 엄격한 적용을 선언했던 '향피제(鄕避制)' 원칙이 전면 철회된 것이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원 도정의 '향피제'는 읍면동장을 임명함에 있어 해당지역 출신 공무원을 배제시키는 인사를 말한다. 원 지사는 출범 후 첫 정기인사 때에는 이 향피제를 적용해 제주도내 43개 읍면동장 대부분을 교체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교체된 읍.면장은 모두 해당지역 출신 공무원들로 임명됐다.
제주시에서는 구좌읍장에 김녕출신의 양두환 사무관, 조천읍장에도 신촌출신인 고구호 사무관, 우도면장 역시 지역출신의 윤영유 사무관이 각각 발탁됐다.
동장 중에서도 김승완 사무관의 삼양동장 발령 등 지역출신 공무원이 임명됐다.
서귀포시 인사에서는 대정읍장에 김명성 사무관, 안덕면장에 김창운 사무관, 표선면장에 오임수 사무관 등 새롭게 교체 임명된 읍.면장이 모두 해당 지역 출신 공무원이다.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일부 지역출신 읍면장을 임명하는 '혼용' 형식의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해 원 도정의 '향피제'는 전면 철회됐고, 읍면동장은 다시 예전처럼 해당지역 출신 공무원에서 발탁됐다.
원 도정이 읍면동장 인사의 원칙처럼 제시한지 1년만에 이를 철회한 것은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긍정적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직비리 척결 차원에서 시행한 정부의 '향피제'와 달리, 원 지사의 향피제는 지역민원처리에 있어 온정적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함과 아울러 선거논란을 겨냥한 차원이 컸다.
하지만 43개 읍면동장 대부분을 교체한 첫 인사결과 공직내부에서도 향피제에 대한 찬성입장이 극히 낮았다. 지역민원 처리의 객관성.공정성 확보 보다는 비연고 출신의 임용에 따라 해당 읍면장이 지역현안을 제대로 보듬어 안지 못하거나 지역민심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는 역기능적인 측면이 상당부분 표출됐다.
급기야 지난해 하반기 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이 향피제의 실효성 문제가 집중 제기되자, 원 지사는 의회 답변에서 "향피제는 인사에서 일률적으로 적용할 원칙이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원 지사는 "읍면동장에서 선거관련 말이 많아서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일률적인 향피제 적용보다는 '혼용' 쪽으로 인사방침을 변경할 뜻을 피력했다.
결국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일부 지역출신 공무원이 읍면동장에 임명되는 '혼용' 형식의 인사가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는 교체 대상 읍면장의 경우 모두 지역출신으로 임명하면서 향피제를 사실상 전면 철회했다.
취임 후 단행한 3번의 인사를 통해 '엄격한 적용', '혼용', '전면철회'의 순으로 오락가락한 향피제는, 결국 이렇다할 실효성도 거두지 못한채 인사원칙에서 사라지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