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입 3개월 넘도록 감감...출퇴근 하고나면 배터리 바닥"

2030년까지 제주도내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신규 전기차 구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전기차는 전국에서는 최초로 1000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대수에 맞춰 충전시설이 따라주지 않는데 있다.
급기야 전기차를 구입한 후 3개월이 넘도록 충전시설을 지원해주지 않아 매일 충전시설을 찾아다니며 동분서주 한다는 운전자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한 문제를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에 거주한다는 A씨.
직장이 제주시에 있어 매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는 그는 전기차를 구입했지만, 지금까지도 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아 매일 배터리 충전을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번 출퇴근 왕복 운전을 하고 나면 배터리 잔량이 15~20% 밖에 남지 않아, 마음대로 다니지도 못한다"며 "퇴근 후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세터에 매일 출석체크하며 배터리 충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20일) 퇴근하면서는 노형동주민센터에 들렸더니 충전시설 1대에 대기차량이 1대가 있어 못했고, 충전을 위해서 제주도청에 갔다가, 다시 르노삼성에 갔다가, 또 한라도서관까지 4곳을 돌아다녔다"면서 "진짜 이것은 아니다. 하루살이 마냥 급속충전 찾아다니는 이런 것, 뭐 하자는 거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A씨는 "행정당국은 현재 충전인프라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전기차를 이용하다가 밖에서 충전할 일 있으면 완속충전으로 3시간 기다리면서 충전하는 것,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3주전부터 충전기 설치하러 온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고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지난 5월에 전기차를 구입해서 3개월이 지났다"며 '저말 지사님이 원하는 도시 만들기에 참여고 싶어서 지금까지 참았는데, 충전기 설치 관련해서 차주들과 한 약속을 여러번 저버리고 하는 모습 보면서 전기차에 대한 저항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약속한 날짜에 완속충전기를 설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C씨는 "올해 4월 전기차를 신청해서 당첨되어 운전하고 다니는데, 매일 충전시설을 찾아다녀야 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C씨는 "BMW i3의 경우 급속 충전기 시설은 찾기도 힘들고 찾아가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아 충전하기가 힘들다"며 "얼마전 별빛누리공원을 갔을 때에는 충전시설 전원이 아예 꺼져 있고, 현재 거주하는 영어교육도시에는 이 차종을 충전할 수 있는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영어교육도시에 있는 행정지우넛네터 급속 충전기는 대부분 만원이고, 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입주자 전체 동의를 받아와야 한다고 해 곤혹스럽다"며 "전기차 많이 타라고 권유해 놓고, 이렇게 불편하게 해서 되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제주특자치도는 C씨의 호소에 대해서는, "아직 전기차 보급이 초기 단계여서 공동주택 내 충전기 설치와 관련해 주차 공간 문제와 전기자동차 이용자와 입주민간 의견 대립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며 "해당 아파트의 경우 공동주택 내 설치협조 공문을 발송했으나 '설치 불가'라는 회신을 받아 어려움에 있다"고 밝혔다.
또 3개월째 충전시설이 설치되지 않고 있다는 또다른 운전자 호소에 대해서는, "현재 충전기 설치일정은 8월17일 기준으로 50개소를 시작으로 충전기 및 분전반 설치 공사가 차례대로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한 후, "전기안전검사 및 한국전력공사의 인입설계, 계량기 설치가 끝나면 가정에서 충전기를 사용 하실 수 있게 된다"며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4~5월 전기차 신규 보급을 결정하면서 충전시설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비판도 크게 일고 있다. 차량 보급만 서둘렀을 뿐, 충전시설 설비가 상당기간 늦어지면서 3개월째 '불안 운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