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장 체포 공권력 남용논란...사건의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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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장 체포 공권력 남용논란...사건의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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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 겨눈 軍차량 항의, '도로교통법위반' 적용 체포
사전예고 없는 마을안길 군사훈련...항의 예상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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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말 발생한 강정마을 안길 진입 군차량 항의소동. <사진=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조경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이 5일 경찰에 체포되면서, 지역주민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회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 4월28일 훈련을 실시하던 무장한 해병대 트럭이 마을안길을 들어서자 차를 세우고 주민들과 함께 항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군 훈련 차량의 마을안길 통과과정에서 발생한 항의소동을 놓고, 경찰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대응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항의소동 당시 군 훈련차량의 경우 다분히 주민들을 자극할만한 개연성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강정마을회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마을안길을 통과하던 군 차량에는 해병대 장병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차량에 기관총을 거치한 후 총기를 들고 주위를 경계하는 대형을 취하고 있었다.

설령 주변경계가 훈련미션에 포함된 내용이었다 하더라도 마을안길을 지나는 시점에서도 총구를 겨누는 포즈를 취하면서 이를 본 주민들이 크게 흥분했다.

가뜩이나 3월에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군인 2명이 경계근무를 하면서 주민들이 있는 방향으로 정조준하듯 총구를 겨눴다가 거센 항의소동이 있었던 터였다.

조경철 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차를 세우도록 하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 일보직전의 상황이 연출됐고, 거친 언쟁도 오갔다.

마을공동체까지 붕괴되면서 아픔을 겪었던 강정마을의 정서나 상황을 적절히 감안하지 못한채, 사전 예고도 없이 총구를 겨누는 과도한 경계태세의 무장형태의 군 훈련차량을 마을안길로 진입시킨 상황 그 자체가 이날 사건의 핵심이자 본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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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총구를 겨눈채 경계근무를 하다가 주민 항의소동이 있었던 모습. <사진=강정마을회>
이 일이 있은 후, 당시 차량에 탑승하고 있었던 군 간부는 주민들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모욕혐의 고소는 개인적 차원의 대응이다.

하지만 경찰이 조 회장을 체포한 것은 당시 항의소동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마을안길 군사훈련'이란 주민들의 항변은 뒤로 한채, 군사훈련 차량이 원활히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경찰이 조 회장을 체포한 것에 대해 '공권력 남용'이라고 규탄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6일 성명을 내고 "군과 경찰은 공권력 남용을 중단하고, 조경철 회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범대위는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무장한 해병대 트럭이 마을에 들어와 군사훈련을 하는데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군과 경찰의 행동은 엄연한 공권력의 남용이며,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도 길거리 미사가 이어지고 있고, 주민과 활동가들이 기지 정문 앞에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처럼 민감한 상황임에도 해군은 사전에 군사훈련이 있다는 사실은 마을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고, 하루 종일 총을 든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마을 내에서까지 주변경계를 이유로 총부리를 주민들에게 향했는데, 해군이 지금의 강정마을 상황에서 항의와 마찰이 발생할 것을 몰랐을 것이라면 이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범대위는 "전체적인 정황을 보면 강정마을 주민들은 처음 겪는 모습이라 황당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마련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주민들을 강제연행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법인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치졸함까지 보였다"고 힐책했다.

또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분명히 알려져야 한다"며 "우리는 강정마을 안길마저도 제 훈련장인양 주민들에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해군은 주민들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대해서도, "해군의 꼭두각시놀음을 멈추고 주민의 편에서 공정한 법집행을 하라"면서 "또한 강정마을회장을 폭력적으로 연행한 것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도 성명을 내고 해군과 경찰을 규탄했다.

강정마을회는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지난 4월말 기지경계훈련의 일환으로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탄창을 결합한 총기를 겨누며 사주경계상태로 하루에 몇 차례씩 마을 안길을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은 머리털부터 바짝 곤두서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면서 "결국 초등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에 강정초등학교 정문 앞에 그 차량이 나타나자 주민들이 공포를 느끼고 즉각 반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정마을회는 또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이 갈등으로 심하게 고통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대장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주민과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힘을 가졌으되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왔음을 알지 못하고, 그 힘에 걸 맞는 아량조차 없는 해군의 모습은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힐책했다.

한편 이번 조 회장 경찰 연행은 정부와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공사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거액의 구상권 청구소송을 진행하며 갈등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지방정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 정치권, 그리고 국회까지 나서 구상권 청구소송 철회를 촉구했으나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제주에 잠깐 근무했던 해군 준장에게 '강정마을 주민과의 소통.화합 노력' 공로를 들며 명예도민증을 수여하려 했던 제주도정이 이번 조 회장 연행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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