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시 화북공업지역 이설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구좌읍 덕천리 지역에서 멸종위기식물 등의 국가보호종 서식이 확인되면서 환경단체가 검토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도는 당초 이설 후보지 6곳 중 제1후보지로 꼽았던 조천읍 조천리 지역이 주민 반발로 백지화되자, 두번째 대체 입지로 제시됐던 덕천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 중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 결과 해당 지역은 곶자왈이 분포돼 있고, 세계적 희귀종 자생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이 지난 달 세 차례에 걸쳐 덕천리 입지 이대에서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멸종위기야생생물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보호종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인 ‘제주고사리삼’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위기종(EN)인 ‘백서향나무, 나도고사리삼’이 확인됐다.


이들 종은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관리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생태계 1, 2등급 기준식물이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취약종(VU)인 ‘새우난초, 야고, 백량금’과 자료부족종(DD)인 ‘둥근잎택사’도 발견됐다.
이 단체는 "이번 조사는 후보지의 극히 일부를 조사한 결과"라며 "앞으로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자생지의 수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서향나무 또한 주로 곶자왈 지역에서 확인되는 대표적인 종으로 물빠짐이 좋은 환경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제주도의 입지 검토는 이들 국가보호종의 삶터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뿐만이 아니라,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오염에도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곶자왈의 구조는 투수성이 높아 지하수를 저장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지만, 오염에 취약하기도 한데, 공업단지를 곶자왈로 이전한다는 발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후보지는 곶자왈뿐만 아니라 북오름, 거친오름, 체오름 등 오름 군락 사이 위치한 중산간 지역으로 공업단지 입지로서는 타당하지 않은 곳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정은 곶자왈이 중요하다며 말로 앞세울 뿐 곶자왈을 파괴하려 한다"며 "아직도 곶자왈을 개발의 희생물로 삼으려는 현실 앞에서 허탈함과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또 "곶자왈의 가치를 아는지. 곶자왈이 정녕 지켜져야 할 소중한 자연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제주도의 미래는 제주의 환경자산 보전에 있는데, 이에 공감한다면 당장 곶자왈 보전에 역행하는 화북공업지역 이전 후보지 검토를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조천리에 이어 덕천리에서도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연내 매듭지을 예정이던 제주도정의 후보지 선정계획은 난항이 예상된다.
덕천리 주민들은 지난 6일 덕천연수원에서 '화북공업단지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