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우리 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불만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통화를 이어가던 몇 분 후, 민원인은 나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상급자와 연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상급자와 대화를 통해 우리 사업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하여 보다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 후 통화를 종료하였다고 한다.
민원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는 안도감의 반대편에서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그 민원인은 왜 나와의 대화를 거부했던 것일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와 상급자는 민원 응대 방식이 전혀 달랐다.
내가 해당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공익사업에 대한 양해를 요청하면서, 행정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내세운 방식으로 소통했기 때문에 민원인은 나와의 대화에 불통을 호소하였던 것 같다.
반면에 상급자는 행정의 입장을 설명하기에 앞서 민원인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함으로써, 토지 이용의 불편함과 장기적인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민원인의 심정을 알아채고 거기에 공감을 표현하면서 대안을 함께 생각해보는 공감의 소통을 하였던 것이다.
내가 민원인에게 하고자 했던 말과 상급자의 말은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민원인의 반응은 극과극이었던 것이었다.
'선지후행(先知後行)’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선지후행’이란 ‘먼저 알고 나서 행동한다’는 말로써, 상대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을 강조한다. 즉 민원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뜻을 의미한다.
이렇듯 공무원이 민원인의 입장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면, 민원인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배려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선배 공무원의 자세를 배워, 민원인이 말을 끝내기 전에 판단하지 말고, 민원내용을 끝까지 듣고, 민원인의 마음을 헤아려서,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실천해 나가야겠다. 밝고 상냥한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친절한 공무원으로 한발짝 다가서길 기대해본다. <안이정 / 제주시청 안전총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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