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한 중학교 교사가 학교 내에서 숨진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지역 사회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 제주지부는 23일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전교조는 "우리 교사 모두가 고인이다"면서, 이번 교사의 죽음을 안타나까워 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다음은 애도 성명 전문.
제주 ○○중학교에서 생을 마감하신 선생님의 명복을 다시 한 번 깊이 빕니다. 그리고 오늘, 그분의 죽음을 마주한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합니다.
사건 이후, 지부로 적지 않은 교사들의 연락이 이어졌습니다. 그 대부분은 짧고도 무거운 한 문장으로 시작됐습니다.
“내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이 고통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으며,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겠다고 느꼈던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행정, 고립된 민원 대응, 마음을 다했던 학생 관계에서조차 비난받는 구조. 우리는 늘 아이들 곁에 있으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그 애씀은 종종 희생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선생님 한 분이 자리를 지키며 견뎌온 시간은, 곧 우리 모두가 견디고 있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두 ‘고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전교조 제주지부 인스타그램에 올린 추모글은 유례없이 많은 공유와 댓글을 불러왔습니다. 5월 23일 09시 기준으로 좋아요 2,270개, 추모 댓글 68개, 스토리 공유 3,077회, 리포스트 145회이고, 그 댓글 중 상당수가 고인의 학교 학생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 소속 중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이 남긴 글이었다는 점입니다.
“선생님,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이 재밌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푹 쉬세요.”
“중학교 생활 선생님 덕분에 좋았습니다. 그곳에선 편히 쉬세요.”
아이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단지 ‘한 사람의 일’이 아님을… 자신의 곁에서, 혹은 자신을 위해 웃고 화내던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깊은 상처를 품고 있었는지를…
모두가 애도할 수 있는 추모 공간을 학교에서 마련했다고 들었습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추모 공간에서 충분히 애도하고, 함께 견뎌 냈으면 합니다. 감정을 접고 덮는 일이 아니라, 말하고, 나누고,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며 아이들도 슬퍼할 권리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감정의 표현과 기억의 행위는 교육보다 더 중요한 인간다움의 수업입니다. 안정은 슬픔을 억누를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울고, 충분히 이야기할 때 찾아오는 것이 ‘진짜 안정’입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아직 울고 있습니다. 따뜻한 침묵과 함께할 자리가 필요합니다. 그 자리를 마련해주신 학교당국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한 분의 죽음은, 수많은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 흔들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고인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향해 다가가는 교육의 자리는 그 누구도 홀로 두어선 안 됩니다. <헤드라인제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 www.129.go.kr/109/etc/madlan )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