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 완공 안내해놓고...주차장 대안도 없이 강제 통제"
"먼지 날리고 진입로 막히고...상가 피해 막심"....일대 '주차 지옥'
완공시점 2026년 말 → 2028년 변경...주민들 "신뢰 무너졌다"

제주시 용담동 한천 일대 정비사업이 당초 계획과 달리 완공 시점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주차공간마저 강제 통제로 폐쇄되면서 인근 상가와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공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면 최소한의 주차 대책이라도 마련했어야했다"면서 행정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태풍이 내습할 때마다 범람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한천 일대의 복개구조물을 철거하고, 개방형 하천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24년 본격 시작된 공사는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2028년 상반기로 늦춘 것으로 확인됐다. 예정보다 최소 1년 6개월이 연장된 것인데, 향후 공사 일정에 따라 이 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시 당국은 “무진동 공법 등으로 변경하면서 공사가 불가피하게 지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를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착공 전 수차례 열린 설명회에서도 ‘무진동 공법’이 이미 제시됐고, 당시 완공 시점 역시 2026년 말로 안내됐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착공 1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공사 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관련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통보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 주변 어디에도 완공 시점에 대한 안내는 없다.
여기에 더해 약속했던 대체 주차장 마련은 이뤄지지 않은 채, 기존 주차공간을 강제 통제 방식으로 잇따라 차단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실제 제2한천교 일대 주차공간을 전면 통제한 채 공사를 진행해온 제주시와 시공사는 이달 19일부터 한천교 인근 주택가를 시작으로 탑마트~한라아파트로 이어지는 서쪽 라인 주차공간까지 모두 차단했다.
이로써 기존 용한로 일대 주차공간의 3분의 2가량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현장에 내걸린 '공사 중 주차장 폐쇄 안내' 플래카드에는 "공사 관계로 탑마트 앞 주차장 및 한라아파트 후문 보행자 계단을 폐쇄하오니 우회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만 적혀 있을 뿐, 대체 주차장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는 상태다. 폐쇄 기간 역시 ‘공사 완료 시’라고만 명시돼 있어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제주시는 주민설명회에서 용담공원 인근 부지를 활용해 대체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당 부지에서는 주차장 조성 공사가 착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대체 주차장 예정지가 공원 부지여서 도시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절차 역시 사실상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상인.시민들 분통..."신뢰 무너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골목상권 상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제주시당국이 "신뢰를 저버렸다"고 강도높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를 할 때 물을 뿌리고는 있지만, 상공으로 날리는 먼지를 잡지를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먼지는 그대로 상가와 가정집 내부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입로가 막히면서 피해가 막심하고, 용담동은 그야말로 주차지옥으로 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 누리집 '제주도에 바란다'에도 한천 공사문제와 관련한 시민 호소글이 올라왔다.
시민 ㄱ씨는 복개천 공사와 관련해 주차.교통.안전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절차를 전면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한천교 복개천 공사가 진행되며 주민 통행 불편, 밤에는 안전 문제,소음·먼지 등 생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설명회에서는 공사 기간을 약 2년 내 완공으로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진행 속도가 매우 더디고 일정이 계속 변경되는 등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또 "설명회에서 복개천 인근 주차장 확보를 언급했으나, 현재는 대체 주차 대책 없이 주차를 강제로 통제하고 있어 주민·방문객·상권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용담동은 어르신 비율이 높은 지역이며, 복개천 주변에는 영세 자영업자가 다수인데, 주차·통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인·손님 방문이 줄고,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차.교통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일단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부적으로는 대체 공영주차장 및 임시주차장 확보, 교통처리계획(우회·차로운영·보행동선)을 먼저 확정한 후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피해가 집중된 구간을 재검토해 정말 필요한 구간만 공사하고, 불필요·과도한 공정은 축소.보류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동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행·차량 동선을 최우선으로 설계를 수정하고, 공사 중에도 안전한 임시 동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사 기간 및 지연 사유, 준공 예정일도 명확하게 제시할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공사 완공시점은 현재로서는 2028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차장의 경우 제2한천교 공사가 마무리되면 그 곳에 주차가 가능하도록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는데도, 시민들에게 공지하지 않는데다, 제2한천교 공사구간의 주차공간 개방시점도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 한천 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은...
한천 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은 1994년 설치된 한천 복개 구조물을 30년만에 완전히 철거하고, '개방형 하천'으로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지난해 상반기 제시한 제주시 자료에 따르면, 총 공사비는 429억원이고, 정비 대상은 용한로(용문로~탑동방향 동한두기 입구) 중 복개구조물로 덮여있는 제1한천교에서 제2한천교 지점까지의 344m 구간이다.
철거되는 상판 구조물의 폭은 36m에서 최대 45m에 이른다. 복개구간의 2개 교량 중 제2한천교는 완전히 철거된 후 다시 가설된다.

복개 구조물이 철거되면 하천 가장자리에 '반복개' 구조물인 캔틸레버 구조물을 가설해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든다. 반복개 구조물의 도로는 동쪽 가장자리(동룡주택 인접)는 왕복 차로, 서쪽 가장자리(한라아파트 인접)는 일방통행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동.서측 차량 통행로 옆에는 노상주차장 117면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면 당초 전면 철거 후 재가설하는 것으로 제시됐던 서문로(간선도로) 구간의 한천교는 그대로 존치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