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후보 측, 의혹 반박 근거로 문건 공개…"시청에서 받은 것"
공직 내부서도 의아함…"내부 보고용 자료인데" 제주시 입장 주목
제주시청 내부 보고용 문건이 선거캠프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면서, 해당 문건의 대외 유통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와는 별개로, 공직 내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문건은 지난 24일 제주도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한경면·추자면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승준 후보 측이 공개한 ‘현직 도의원 가족 토지 특혜의혹 관련 보고(안)’이다.
김 후보 선거사무소는 김 후보를 둘러싼 배우자 토지 지목변경 특혜 의혹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자, 이날 “사실과 다른 허위 비방”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는 긴급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자료와 함께 후보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토지등기부등본,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농업경영체 등록 확인서, 해당 토지의 항공사진과 현장 사진 등도 공개했다.
문제는 공개 자료 가운데 제주시청 내부 보고문건인 ‘현직 도의원 가족 토지 특혜의혹 관련 보고(안)’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해당 문건은 제주시청 친환경농정과가 4월 20일 작성한 것으로 기재돼 있으며, 작성 부서와 담당 공무원, 팀장·과장 이름, 사무실 내선번호 등도 포함된 원본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는 한 언론의 4월 19일자 ‘현직 도의원 가족 토지 특혜 의혹’ 보도와 관련한 사실관계 검토 내용이 담겼다. 당시 언론 보도는 토지 지목 변경 과정과 농업용 시설 설치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이 투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청 보고서는 농업생산기반정비(소규모 개간) 사업 대상지 선정 및 시행자 지정이 2022년 1월 19일, 시행계획 승인이 같은 해 5월 2일 이뤄졌다고 기재했다. 이는 해당 도의원의 당선 이전에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됐다는 취지다.
또 2023년 1월 변경 승인 이후 같은 해 8월 소규모 개간이 시행됐고, 임야에서 전으로의 지목 변경은 2023년 8월 22일 이뤄졌다고 적시됐다.
보고서에는 친환경농정과와 감귤유통과의 검토 의견도 포함됐다. 친환경농정과는 해당 필지의 소규모 개간사업과 관련해 “사업 선정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었으며, 이후 보조금 지원 내역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귤유통과는 “2013년 FTA기금 명시이월 사업으로 감귤하우스 지원 내역은 있으나, 시행자는 부친으로 해당 의원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두 부서 모두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 같은 공직 내부 보고용 문건이 어떤 경로를 통해 선거캠프에 전달됐느냐는 점이다.
김 후보는 4월 6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4월 9일 더불어민주당 단수 후보로 추천되며 공천이 확정됐다. 문건 작성 시점은 4월 20일로, 이미 선거 국면에 들어선 이후였다.
문건의 성격이 공직 내부 보고용임에도 선거전이 한창인 시점에 외부로 유통된 점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자료 제공이나 공개 질의 회신 형식이 아니라 내부 보고용 자료가 그대로 제공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직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제주시의 한 공직자는 “이번에 유통된 문건 양식은 언론보도나 집단민원 등으로 제기된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하는 자료”라며 “기밀성 여부와 별개로 내부 보고 자료를 외부에 제공할 경우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승준 후보는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의혹 제기) 언론 보도 이후 시청 내부에서 사실관계를 정리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시청에 요청해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시청은 해당 문건의 외부 전달 경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