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동의만으론 안돼"…재정·경제성 사전 검토 필요
위성곤 당선인 차기 도정, 사업 전면 재검토 불가피할 듯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 정기화물선 항로 개설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사에 지급하기로 한 손실보전금이 지방재정법상 중앙투자심사 대상에 해당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손실보전 협정의 적법성과 재정 부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언급한 사업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제처는 제주도가 칭다오 화물선 항로 개설과 관련해 선사에 손실비용을 보전하기로 한 협정은 지방재정법에 따른 투자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개설된 제주~칭다오 정기화물선 항로는 매주 월요일 중국 칭다오를 출발해 수요일 제주항에 입항하는 일정으로 연간 52항차 운항하고 있다.
이 항로에는 중국 산둥항만장비그룹 소유의 컨테이너 화물선 'SMC 르자오'호가 투입됐다. 이 선박은 712TEU(20피트 컨테이너 712개) 규모의 적재능력과 109개의 냉동 콘센트를 갖춰 신선식품과 냉장화물 운송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도는 정기화물선 운항 시 기존 부산항 경유 방식에 비해 물류비를 62% 절감하고 운송기간도 최소 2일 단축할 수 있어 지역 기업의 수출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제주항-칭다오항 간 신규항로 개설 협정'에 따라 선사 측에 연간 최대 72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제주항 하역업체 지원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재정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손실보전금 지급이 중앙투자심사 대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제주도는 지난 1월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법제처는 "예산 외의 의무부담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장래에 기존 예산 외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신규항로개설협정은 항로 운영에 따른 손실 비용을 의무적으로 보전하도록 하고 그 산정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손실보전 의무는 법령이나 조례가 아닌 협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추가적인 재정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의무부담 범위도 예산 범위 내로 제한되지 않는 만큼 소요재원 조달 능력과 재정·경제적 효율성 등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의회 동의만으로 투자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해석할 경우 지방재정법이 규정한 투자심사 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이 협정은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사항을 제외한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해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위성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제주~칭다오 정기화물선 항로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 및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법제처의 유권해석으로 손실보전금 지급 협정이 중앙투자심사 대상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사업 추진의 적법성과 재정 부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도정에서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위 당선인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칭다오 화물선 문제를 들여다 왔더니 외교관계도 있고, 법적 문제도 있다"며 "이런 것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인수위원회에서 안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