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가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도내 올해 누적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랑했지만, 지역경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김기환) 더불어민주당 한동훈 의원(표선면)은 15일 진행된 제452회 임시회 제주도 경제활력국 등의 업무보고에서 "도정이 제시하는 목표 수치는 대외적으로 보기 좋은 수치가 아니라, 제주도가 정책적 노력을 통해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수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의원은 "현재 제주도의 2030년 수출 성과 목표는 9억 달러이며, 올해 5월까지의 실적을 보면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의 약 72%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실적의 대부분이 '제주반도체'의 성과인데, 해당 기업은 본사만 제주에 두고 실제로는 판교에서 생산 및 해외 수출을 진행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관련 법령에 따라 각 사업장의 종업원 수와 사업장 면적을 기준으로 지자체별로 배분된다"며 "제주반도체는 판교 사업장에 비해 제주의 인력과 면적 규모가 훨씬 작기 때문에, 실제 제주도로 들어오는 법인지방소득세 세수 규모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세법 89조에 따르면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법인의 사업장이 있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법인지방소득세를 안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신고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즉, 제주반도체의 본사가 제주도에 소재해 있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업장인 패키징 공장이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해 있어 제주도에 납부하는 지방세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결과적으로 제주에 제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수출이 아무리 증가하더라도 도내 고용 창출, 생산 유발, 협력업체 매출 등 지역 경제와 직접 연결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명숙 제주도 통상물류과장은 "반도체 산업이 타 제조업에 비해 고용 유발 효과가 적은 것은 맞다"면서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기업 유치를 진행하는 등 전반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지난 6월 '제주 수출액 3억 5000만 달러 달성' 및 'AI 열풍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증가' 관련 보도자료를 언급하며 "이런 보도자료가 배포되면 도민들은 당연히 저 3억 5000만 달러라는 수치가 우리 제주도가 수출한 걸로 인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정책은 각종 지표와 수치를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달성 여부를 통해 성과를 평가한다"며 "도정이 제시하는 목표 수치는 단순히 규모가 크거나 대외적으로 보기 좋은 수치가 아니라 제주도가 정책적 노력을 통해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수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의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고 특정 기업의 경영 성과나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수치를 대표 성과로 관리하면 정책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제주도가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제주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 신규 수출 기업 발굴 등 제주도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목표를 설정할 때 해당 수치가 제주도의 정책으로 실제 관리 가능한지 정책과 성과 사이에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달라"며 "제주도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제 목표를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전환해 달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